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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트램폴린 “우린 여전히 ‘마지널’한 팀”
입력 2015-11-07 16:00 
사진=파스텔뮤직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트램폴린의 곡들은 국내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스타일의 음악은 아니다.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는다면 팝송으로 인지할 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6일 발표한 정규 3집 ‘마지널(Marginal)에는 한국 정서에 맞는 소재를 가지고 쓴 곡도 있지만 앨범 전체에 팝 유전자가 자리잡고 있다.

앨범의 타이틀은 ‘마지널. 중심이 아닌 주변을 뜻하는 이 단어처럼 트램폴린은 이번 앨범에서 주인공이 아닌 아웃사이더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주인공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이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마지널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한 게 아니라 곡들을 모으다 보니 성향이 같다는 게 느껴졌다. 콘셉트 앨범처럼 만들 의도는 없었다. 뭔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쓰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냥 나왔다. ‘왜 썼나가 아니라 못쓸 이유가 없는 곡들이다.”(차효선)

이번에 트램폴린의 음악을 듣는다면 리얼한 악기 소리에 귀가 더 집중될 지도 모르겠다. 차효선 혼자 꾸리던 팀이었지만 앨범을 내면서 멤버가 한 명씩 늘어났다. 기타리스트 김나은이 2집부터 참여했고 이번 앨범에는 베이시스트 정다영이 영입됐다.

이번엔 조금 더 악기들에게 집중을 하고 프로그램밍을 덜 하자는 생각은 했다. 리얼 악기들이 있어서 프로그램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무드 정도만 만들어 놓고 이야기 같은 걸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팝 음악에서 사적인 것들을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고 싶었다.”(차효선)

차효선이 곡에 대한 스케치를 해오면 멤버들이 자신의 악기로 부분들을 채워낸다. 트램폴린이 그리는 그림의 울타리를 차효선이 쳐준다면 그 안에 들어가는 내용은 자유롭게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어떻게 이런 걸 만들어오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차효선은 자신이 관여할 부분이 없어졌다고 멤버들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아무래도 2집보다 이번 3집에 연주 파트가 많아졌다. 예전엔 효선 언니가 신스를 넣어서 보내줬다면 이젠 없이 준다. 어떨 땐 아예 설명도 없이 줄 대도 있다. 유연성이 많아지면서 작업 하는 게 더 재미있고 곡에 대한 애착도 강해졌다. 정말 작업하면서도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됐던 앨범이다.”(김나은)

이번 ‘마지널에서 3명의 트램폴린 멤버 말고도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바로 DJ 소울스케이프, 박민준이다. 차효선은 박민준을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로 점 찍었고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1인 팀으로 시작을 했을 만큼 개성이 강한 차효선은 왜 박민준과 만났을까.

이번에 베이스 멤버도 생기고 악기 비중이 커졌다. 여러 방법으로 데모곡을 만들었는데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일관된 방향으로 수렴이 안 되고 퍼지더라. 믹싱 단계가 아니라 비트 작업에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에 민준 씨를 만났다. 리듬 파트가 많이 바뀌었다. 덜어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심플하게 나왔다.”(차효선)

최근엔 아이돌들의 음악에서도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장르적인 인기를 얻었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팀 시작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왔던 트램폴린은 이제 일렉트로닉 장르를 ‘팝이라고도 말했다.

이젠 팝이 아닌가 싶다. 다들 컴퓨터로 곡을 만들고 있다. 이제 일렉트로닉이라고 했을 때 분류를 하는 사람도 있다. 세세하게 분류하면 순수한 일렉트로닉이라는 장르가 있을 정도로 촘촘해졌다. 우리도 이젠 일렉트로닉 장르라고 쓰면 안 될 것 같다. 예전엔 신스를 전면에 내세운 팀이 얼마 없었다. 팀을 만든 지 4년이 지났는데 이제 대중음악 전반을 일렉트로닉이라고 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장르적 인기 속에서 트램폴린은 스스로 팝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음악을 일렉트로닉과 팝의 이종교배, 일렉트로닉적인 팝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일렉트로닉적인 팝은 무엇일까.

제가 느끼기엔 한국 대중가요 같지는 않다. 넓은 시공간에 속해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노래 언어가 영어라는 점이 그렇게 부각될 수도 있지만 효선 언니의 감성이 한국 사회랑은 이질적인 느낌이 난다. 그래서 저희는 여전히 ‘마지널한 팀이다.”(김나은)

그렇다고 해서 영어 가사를 쓰는 국내 밴드와도 비슷하지 않다. 저는 내부자의 입장에서 봐서 음악이 갈수록 뾰족해진다는 걸 느낀다. 날카롭고 다크해진다. 저희도 예측할 수가 없다. 감정적으로 끌어당기는 에너지 같은 게 있다곤 생각한다.”(차효선)

한편 트램폴린은 오는 2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웨스트브릿지에서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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