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TV+맞장] 연예인 대학 수시합격, 특혜와 역차별 사이
입력 2015-11-07 15:04 
숨 가쁘게 돌아가는 방송가 이슈 중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점에 대해 기자 두 명이 제대로 ‘맞장 뜹니다. 찬성과 반대의 논리들이 난무하는 이슈 전쟁터에서 어느 편에 서겠습니까. 이번 주 홍코너와 청코너 선수들이 벌이는 ‘맞장에 당신도 맞장구 한 번 쳐볼래요? <편집자주>


[MBN스타 이다원·유지혜 기자] 이제 곧 대입 수능을 앞두고 벌써부터 들려오는 스타들의 대학 합격 소식. 이를 특혜로 봐야 할까.

지난 달 30일 tvN ‘두번째 스무살 등에 출연해 연기력을 쌓아왔던 배우 김민재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수시 전형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어 4일에는 여진구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합격을 알리며 김민재와 16학번 동기가 됐음을 전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서신애는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수시합격을 이뤄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먼저 대학 생활을 즐기게 됐다.

이처럼 속속 전해지는 16학번 새내기 소식들에 또 다시 ‘연예인 대학입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재, 여진구, 서신애는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상태에서 합격 사실을 전해 별다른 논란은 없었지만 매년 있어왔던 ‘입시 논란이 남은 올해에도 재현될지 대중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에 ‘연예인의 대학 입학에 따른 논란을 파헤쳐봤다.



◇ 아이돌 가수가 연영과에 ‘척?…납득이 안 돼” (유지혜)

매년 있어왔던 스타들의 대입 논란. 확실히 옛날보다는 논란이 줄어든 추세입니다만, 여전히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스타들의 대학 입학으로 대중에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사례들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에이핑크 남주가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합격해 ‘특례 입학 논란을 빚었습니다. 당시 소속사와 학교 측은 실기시험에 참여했고, 모든 조건을 다른 지원자들과 동일하게 진행한 것”이라며 해명했는데요. 연기 경험이 전무 하다시피 했던 남주가 ‘연기예술학과에 합격했기 때문에 논란이 더욱 커진 측면이 있었습니다.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한 원더걸스 선미와 중앙대 공연영상창작학부에 입학한 에이핑크 전 멤버 홍유경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습니다. 아이들 그룹 멤버들이 소속사 내에서 연기 연습을 꾸준히 한다고는 하지만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 몇 년이나 연기 학원을 다니며 준비했던 입시생들에게 이런 소식을 허탈함을 안겨주기 충분하죠.

그렇게 입학한 스타들이 학교라도 꾸준히 출석하면 인정하겠습니다. 많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바쁜 스케줄을 이유로 특례입학으로 들어갔던 대학교를 중퇴합니다. 결국 입학할 당시 학교 홍보대사 등으로 광고판에 올랐던 이들은 소리 없이 학교에서 사라진 셈이죠. 이를 두고 많은 대중들은 ‘광고와 입학을 맞바꿨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자기추천 전형을 통해 대학 입학에 성공한 문근영, 고아성, 남지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그들이 해왔던 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인문과학부나 사회과학부에 합격했습니다. 이를 두고 많은 수험생들은 ‘이게 바로 새치기 아니냐고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죠.

하지만 비단 연예인만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추천 전형, 연예인들만 응시할 수 있는 연예 특기자 전형 등 다른 수험생들과 차별을 두거나 기준이 모호한 전형들로 ‘논란을 키운 교육당국과 대학교들에도 일정 책임이 있습니다. 물론 연예인들의 ‘특기를 인정해줘야 하는 건 맞죠. 하지만 정확한 기준과 투명한 제도 운영으로 이에 대한 당위성을 입증해내야 하는 게 대학이 할 몫인데, 이게 이뤄지지 않으니 대중이 ‘특례입학이라고 의심하거나 단정 지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최근 약 2만 명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약 70%에 달하는 수험생들이 연예인의 대학 수시 합격 등의 특례를 ‘특혜로 보고 있다는 답을 했습니다. 그만큼 대중의 시선 속 스타들의 특례 입학은 ‘불필요한 사회의 배려로 남아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지요. 편견이라고요? 경력과 무관한 학과를 수능시험도 치지 않고 합격한 많은 스타들을 되짚어보면, 과연 이를 ‘편견만으로 치부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 특혜는 옛말, 여진구‧서신애 다 실력파 아닌가요?” (이다원)

물론 과거엔 아이돌들의 대학교 수시 합격 소식에 왈가왈부 논란이 많았죠. 연기력 한번 검증받지 못한 아이돌이 수능 점수에 상관없이 연극영화학과 수시에 ‘떠억하니 합격했으니, 수만 명의 수험생들에게 박탈감을 준 건 당연한 일이고요. 실제 합격한 뒤 학교에 잘 나오지 않아 일명 ‘간판 따기란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죠.

하지만 이젠 이런 것도 다 옛말입니다. 연예인들에게 대학 학위가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차라리 본업에 매진하자는 사람들이 늘었고, 대학을 포기하는 이가 많아졌죠? 자연스럽게 특혜를 누리려던 꼼수도 사라졌고요.

그러다보니 실력 있고 학문으로 연기에 더 다가가고 싶은 능력자들이 수시에 합격하는 흐뭇한 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tvN ‘두번째 스무살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펼친 김민재를 시작으로, ‘누나들의 로망 여진구, 아역배우 서신애 등이 ‘수시 합격 카드를 거머쥔 거죠.

특히 여진구는 최근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수시전형에 합격한 소식이 전해진 뒤 소속사를 통해 아직 이 소식을 알리기엔 이르다. 현재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다”는 깊은 속내를 밝혀 또 한 번 팬들을 감탄케 했습니다. 연기력만큼이나 훌륭한 인성을 보여준 셈이죠.

실력으로 인정받은 이는 서신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MBC ‘지붕뚫고 하이킥 ‘여왕의 교실 SBS ‘돈의 화신 등에서 아역배우답지 않은 실력으로 작품을 꽉 잡았던 그가 2년여 홈스쿨링 끝에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합격한 거죠. 연기파 배우 이기영도 서신애의 기가 막히는 연기력을 보면 나도 반성한다”고 칭찬할 정도니 실력에 대해선 어느 정도 보증된 셈입니다.

이들이 연기를 위해 준비한 시간과 땀을 생각하면 이번 합격 소식은 ‘결실이라고 생각되지, ‘특혜라고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창시절을 반납한 채 그 누구 못지않게 치열하게 연기한 이들이라 오히려 축하해줄 일 아닌가요?

연예인 수시 합격이 특혜라는 편견, 이제는 잠시 접어놔도 좋을 듯합니다. 다만, 예전처럼 말도 안 되는 아이돌들이 ‘새치기하는 사례만 없다면요. 올해 수능에선 모든 수험생들이 여진구, 서신애처럼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