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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화? ‘지갑 빵빵’ 넥센, 큰 손 되나?
입력 2015-11-07 10:57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285만달러. 넥센 히어로즈가 7일 오전 전달 받은 박병호(29)의 포스팅 최고 응찰 가격이다.
잭팟을 터뜨렸다. 역대 한국인 야수 포스팅 최고 금액이다. 아시아로 범위를 확대해도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가 지난 2000년 세운 1312만5000달러 기록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1285만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약 147억원이다. 엄청난 거액이다. 1년 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500만2015달러보다 약 2.5배 많은 금액이다.
4년 전 트레이드로 박병호를 영입한 넥센은 팀 내 최고 스타를 길러낸 데다 메이저리그 진출 성공 시 거액까지 거머쥐게 됐다. 이 남는 장사까지 더해 신의 한 수라고 불릴 만하다. 곧 목동에서 고척동으로 이사를 가는 넥센으로선 ‘살림살이가 한결 나아지게 됐다.

자연스레 ‘박병호의 유산이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3년 전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LA 다저스)의 포스팅 금액(2573만7737달러33센트)으로 ‘풍족한 삶이 가능했다. 야구장을 보수하면서 선수 영입에 힘썼다.
특히, 한화는 2년 연속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큰 손 역할을 자처했다. 정근우, 이용규(이상 2013년), 권혁, 송은범, 배영수(이상 2014년) 등이 외부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넥센도 그런 수순을 밟을지 모른다. 유망한 선수를 길러내는 동시에 오는 20일 공시를 시작으로 열릴 FA 시장에서 ‘셀러만 되지 않을 전망이다.
넥센은 팀 내 FA 자격 취득자만 3명이다. 투수 손승락, 외야수 유한준, 이택근이 FA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들의 올해 연봉만 해도 7억원(이택근), 5억3000만원(손승락), 2억80000만원(유한준)이다. 3명을 붙잡는 데에도 금고를 열어야 한다. 약 147억원의 박병호 유산은 크게 쓰일 수 있다.
더욱이 넥센은 선발진 강화가 절실하다. 양훈의 급부상 및 김영민의 복귀로 폭이 넓어질 수 있지만, ‘강하다라고 표현하긴 힘들다. 눈을 외부로 돌릴 경우, 충분히 능력 있는 투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장원준을 영입하는데 쓴 돈이 84억원이었다. 이제는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다.
적어도 없어서 못 쓰는 일은 없게 됐다. 2015 WBSC 프리미어12 이후 활기를 띌 FA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넥센이다.
물론, 전제 조건은 하나 있다. 박병호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30일간의 개인 협상이 순조롭게 끝나]야 넥센의 계좌로 147억원이 입금된다. 지난해 김광현은 SK 와이번스의 포스팅 수용에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협상 결렬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일단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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