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누적 수익률 4천%…중국 '주식의 신' 주가조작으로 체포
입력 2015-11-05 16:50 
중국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주신(株神)으로 불리던 투자자가 법망에 걸렸습니다.

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4천23%라는 경이적 누적 수익률을 자랑하던 쉬샹(徐翔)은 최근 내부자 거래와 주가 조종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1일 오전 10시 상하이와 저장성 닝보를 잇는 고속도로 중간에 위치한 항저우만 대교(길이 36㎞)에 갑자기 전면 통지 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물류의 대동맥으로, 사고 외에는 좀처럼 통행이 금지되지 않는데다 일요일을 맞아 행락객으로 붐비는 시간에 차량을 막아 세운 것은 의외의 사건이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날 밤 국영 신화 통신에서 상하이의 유명 사모펀드인 '상하이 저시(澤熙) 투자관리'의 대표인 쉬샹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함으로써 그 이유가 비로소 밝혀졌다고 전했습니다.

당일 저녁에 중국의 인터넷망에는 고속도로를 배경으로 멍한 표정의 한 중년 남성이 경찰에 잡혀 수갑을 차고 있는 사진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쉬샹은 고향인 닝보에 가는 길에 경찰에 붙들렸다는 것입니다.

쉬샹은 1993년 고교생 시절에 수만 위안의 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순식간에 주식의 세계에 빠져들었습니다. 18세가 되던 해 쉬샹은 대입 시험을 포기하고 친구와 함께 주식투자를 본격화했습니다.

그에게 붙은 별명은 '닝보 상한가 특공대장'입니다. 특정 종목이 상한가를 치도록 과감하게 매수 주문을 내다 다른 투자자들이 뒤따라오면 팔아치우는 수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쉬샹은 2005년 상하이로 이주해 사모펀드인 '상하이 저시 투자'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수익률을 내며 유명인으로 떠올랐습니다.

2010년 주력 펀드인 '저시 3호'를 설립한 이후의 운용 수익률은 4천23%로 중국 사모펀드로서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펀드 설립시에 1천위안이었던 기준 가격이 40배 오른 4만위안으로 불어난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상하이 증시가 급락하던 시기에도 쉬샹은 고가권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데 성공해 연초 대비 360% 이상의 운용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저가권에서 사고 최고가권에서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이 쉬샹의 운용 수법이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쉬샹은 2011년 충칭 맥주가 B형 간염 백신의 개발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발표, 이 회사 주식이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자 이를 사들인 다음, 주가 회복시에 매도해 거액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저시 투자관리'의 운용 총액이 200억 위안에 이르자 쉬샹은 제3자 할당 증자 등을 통해 상장 기업의 대주주가 된 뒤에 기업 가치를 상승시킴으로써 이익을 거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런 방식은 내부자 거래와 종이 한 장 차이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 8월 14일 "시가 총액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행하는 불법 행위를 적발할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쉬샹의 체포 소식에 대해 그를 비난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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