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폭스바겐 후폭풍 쎄네…국내 판매량 70% ‘뚝’
입력 2015-11-05 16:20 

배출가스 조작논란에 휘말린 폭스바겐의 10월 국내 판매량이 전월대비 70% 가까이 급감했다. 더불어 독일산 수입차와 디젤차의 비중도 감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일 뿐 한국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 10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전월보다 2958대(14.5%) 줄어든 1만7423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판매량은 지난 2월 1만6759대 이후 8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10월 수입차 시장 축소는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 의혹 때문이다. 폭스바겐의 10월 판매대수는 총 947대로 지난 9월 2901대에 비해 무려 1954대(67.4%)나 줄었다. 아우디 판매량 역시 9월 3401대에서 10월 2482대로 919대(27%) 감소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 감소폭을 합하면 줄어든 수입차 전체 판매 감소폭과 비슷하다.
덩달아 다른 독일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도 판매량이 줄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10월 판매량은 3713대로 지난 9월(4329대)에 비해 14.2% 감소했고 BMW도 9월보다 350대(10.0%) 감소한 3156대 판매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독일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9월 71.0%에서 10월 60.9%로 크게 줄었다. 디젤차량 점유율도 10월 63.5%를 기록해 지난 9월 67.8%에 비해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 부진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10월 판매와 비교된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10월 내수판매는 총 14만6106대로 지난 9월 12만8067대와 비교해 14.1% 늘었다. 트럭·버스 등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RV포함) 판매량만 떼어놓고 봐도 10월 12만3782대를 판매해 9월 10만9491대보다 13.1% 증가했다.
이처럼 국산차 판매는 늘고 수입차 판매가 줄면서 우리나라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입차 점유율은 9월 15.7%에서 10월 12.3%로 감소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폭스바겐 판매직원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을 뿐더러 문의전화가 가끔 와도 ‘할인 계획은 없냐는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지난 4일 차종에 따라 현금 구입시 1770만원 깎아주겠다고 발표하는 등 파격적 할인을 시작한 것도 고객 이탈을 최대한 막아보기위해서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전문가는 10월 한국의 수입차 판매량이 전월대비 감소했지만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을 웃도는 숫자로 결코 적은 판매량이 아니다”라며 폭스바겐·아우디를 대체할 다른 수입차 브랜드가 얼마든지 있는만큼 시장 성장은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구나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역사가 긴 독일 브랜드는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 사건이 처음 시작된 미국 시장의 10월 폭스바겐 판매가 5만2341대로 9월(4만8079대)보다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국산차 판매 증가도 한시적이란 분석이 많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10월 국산차 판매량 증가는 정부의 개별소비세인하 정책 덕분이지 폭스바겐 사태의 반사효과는 아니다”라며 게다가 개소세 인하가 올해말 끝나면 내년 국산차 판매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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