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황장엽 암살 모의' 공범 국보법 유죄…징역 3년 선고
입력 2015-11-05 16:00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5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등 반북 인사 암살을 공모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박모(60)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은 인물과 반북 인사 암살을 공모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아 국가 안전에 위험을 초래했다"며 "실제 살인 범행에 착수하진 않았지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황장엽 비서가 어떤 인물인지 몰랐으며 국보법 위반에 관해서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돈만 뜯으려 했다는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범행을 제의받은 자리에서 수락하면서 국정원 직원과 친분 있다고 말한 점이나 한 번에 4∼5시간씩 인터넷을 검색해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정보를 구하려 한 점 등을 보면 황씨 신변에 위협을 가하려는 범행 의도와 배후세력이 북한과 관련됐다는 사정을 대체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돈을 뜯으려고 속인 것일 뿐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곤궁한 상황에서 거액을 제시하면 실제 범행했을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씨는 2009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북한 공작원의 사주를 받은 지인 김모(63·구속기소)씨와 함께 황 전 비서 암살을 모의하고 활동비 명목으로 김씨로부터 2천5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올해 5월 구속기소됐습니다.

박씨는 범행 대가로 총 10억원을 요구하고 착수금조로 2억5천만원을 먼저 달라고 했으나 김씨가 난색을 보이면서 계획이 표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씨에게 범행을 제의한 김씨는 1990년대 후반 북한 공작원 장모씨에게 포섭돼 황 전 비서 등 반북 인사 암살을 계획하고 북한에서 필로폰을 제조한 혐의로 먼저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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