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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허종호 감독이 표준 근로계약서에 따라 ‘성난 변호사’를 촬영한 이유
입력 2015-11-05 14:26 
디자인=이주영
‘카운트 다운으로 관심을 모은 허종호 감독은 ‘성난 변호사를 통해 숨구멍조차 찾을 수 없는 액션을 선보였다/‘성난 변호사


[MBN스타 김진선 기자] 장르영화로, 재밌는 영화를 떨어져서 보는 게 아니라 관객들을 옆자리에 태우고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었다”

허종호 감독은 ‘성난 변호사를 통해 시원한 액션부터 긴박감이 느껴지는 추격신, 그리고 통쾌함을 관객들에게 안겼다. 권선징악이라는 플롯은 진부할 수 있지만, 허 감독은 장면에 긴장감을 불어 넣을 정도의 긴박함을 장면 곳곳에 장치로 박아두었다.

‘카운트 다운으로 긴장감으로 무장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난 허 감독은 두 번째 작품 ‘성난 변호사에서 더욱 강력해진 액션과 추격신으로 돌아왔다. 촬영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밝힌 허 감독은 나중에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촬영을 떠올린다면 굉장히 행복할 것 같다”고 밝히며 미소 지었다.

‘성난 변호사는 승소율 100%인 변호사 변호성(이선균 분)이 시체가 없는 살인사건을 맡으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박진감있게 담은 작품이다. 이기는 게 정의”라고 말하는 변호성이 위기에 봉착하고, 이를 모면하는 과정이 스릴있게 표현됐다.

특히 ‘성난 변호사는 허 감독의 동문이자 친구인 이선균의 출연으로 더 빛이 난 작품이다. 이선균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허 감독과 함께 작품 하는 것에 대해 축복이자 행운”이라고 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학 다닐 때 이후로 세 번째 작품이다. 이렇게 상업영화에서 살아남아서 같이 한다는 것은 정말, 인생에서 다시 만날 수 없을 기회다. 태반이 데뷔를 못하기도 하고, 배우 중에도 이선균처럼 할 수 있는 배우가 몇 명이나 될까.”

한창 꿈 많은 시절에 그 꿈을 함께 키우던 두 사람이 한 작품으로 만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이루기 힘든 기회라는 것이 허 감독의 설명이다. 때문에 허 감독은 대중들이 못 봤던 이선균의 또 다른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대중들이 몰랐던, 이선균이 단역을 할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로 오래 봐왔기 때문에 그의 장점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이미 서로 잘 알기에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허 감독과 이선균. 하지만 허 감독은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쉽지 않은 부분도 있더라”라고 말했다.


작품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 뿐 아니라 감정 표현도 잘 못하겠더라. 다른 배우들한테는 문자로 하트를 날리기도 하고 ‘사랑한다 ‘세상에서 최고등의 문자를 보내는데 이선균한테는 그게 힘들더라.”

허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연애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배우나 스태프들과 관계를 쌓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연애하는 것처럼 즐거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선균은 실제로 대중들이 보는 모습 그대로인 사람이다. 솔직한 친구고 뭔가를 꾸미는 것을 못하는 사람이다. 방송을 통해 보여 지는 모습이 실제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고, 편안하게 산다. 이선균이 ‘성난 변호사에서 변호성 역할로 분하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사는 것은 그가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허 감독은 스피드한 추격신과 탁탁 튀는 스파크로 극의 흐름을 빠르게 잡았고, 이는 숨 막히는 장면 장면으로 구현됐다. 멜로 영화보다는 액션을 더 좋아하는 허 감독의 스타일이 ‘성난 변호사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멜로 영화는 어렵다. 인간의 대해 깊숙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 나는 못할 거 같다. 차라리 지하철 액션 신처럼 박진감 넘치는 게 좋다. 극 중 변호성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나온 장면이 지하철 액션 신이다”
사진=영화 스틸

허 감독은 ‘성난 변호사에 대한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제가 더 선명한 작품들이 있어서 옹색할 수 있지만 ‘이기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 아닌가. 그 과정을 담고 싶었다. 또 하나는 누구나 실수는 한다는 것이다. 선과 악의 기준은 누구에나 있지만, 이기적인 변호사도 변하고, 선입견을 가진 진검사(김고은 분)도 성장을 한다.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이를 만회하려는 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도 표현하고 싶었다.”

특히 ‘성난 변호사는 표준근로계약서에 따라 촬영된 작품이다. 점심시간도 1시간 지켜주고 하루 12시간 촬영을 넘지 않는 등 쉽지 않은 항목이 많지만, 허 감독은 이를 철저하게 준수했다. 영화에 대한 사랑 때문에 가능했다. 영화 또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난 변호사가 더 안정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은 허 감독의 이 같은 생각에 가능한 것이었다.

영화는 앞으로 더 커지고, 큰 시장이 개척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작진, 배우들이 중요하지 않나. 영화 산업을 위해 표준근로계약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식사 시간 1시간을 빼면 11시간 동안 다 촬영이 돼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 조명기 내리고 셋팅하는 등 준비기간까지 포함되니 항상 미리 준비를 완벽하게 해 놓아야 한다. 물론 내가 한다고 해서 한국영화산업 영향력이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태프들도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이 있을 것 아닌가. 나 또한 감독하기 전에 조감독이었고 연출이었는데 시간의 중요함을 느꼈다. 누구의 남편이자 아들, 또 딸 일 수도 있는 이들이다. 예술인이기 전에 생활인인 사람이고. 이들의 생활이 보장 돼야 좋은 사람들이 영화산업이 클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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