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형 증권사 3분기 실적 ‘희비’…ELS 리스크 관리서 명암
입력 2015-11-05 13:57 

대형증권사들이 속속 3분기 실적을 내놓는 가운데 실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승승장구했던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감소와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 운용 손실로 3분기엔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주류였으나 ELS 리스크 관리가 잘 된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이어갔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0.9% 증가한 7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순이익이 22.3% 줄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 10조1000억원에서 3분기 9조5000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악화된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미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상반기 말에 지난 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넘어섰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22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배나 많다.
신한금융투자도 3분기에 상당한 이익을 냈다. 신한금융투자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9% 늘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42억으로 전년도의 913억원의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모두 코스피가 2200에 육박했던 지난 2분기보다는 적지만 평년작 이상의 실적을 3분기에도 이어나간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쪽이 업계 전반적으로 다소 침체된 부분이 있지만 운용쪽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잘 됐다”라면서 특히 금융상품 잔고가 58조원까지 늘어 지난해 말보다 15조원 가까이 증가하는 등 자산관리 부문에서 꾸준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상당히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3분기에 45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730억원을 크게 밑도는 금액이다. 삼성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63.8%, 전년 동기 대비 70.5% 감소한 금액이다. 이익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1/3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우증권도 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우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53.2% 감소한 55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0%, 18.9%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ELS 운용 손실이 대형 증권사간의 상반된 실적을 가른 핵심 변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분기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중국 증시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부문에서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ELS의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손실 규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ELS 발행이 크게 늘면서 헷지를 외국계 금융사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하는 경향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만약에 중국 증시 문제가 없었다면 자체 헷지를 했던 곳이 더 큰 돈을 벌었을 것”이라면서 3분기에 중국 증시 급락으로 자체적으로 헷지를 했던 곳은 손실을 크게 입었고 이들 회사를 따라가지 않고 보수적으로 ELS 리스크 관리를 했던 쪽은 타격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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