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년 뒤에는? 히어로즈, ‘상식선’을 긋다
입력 2015-11-05 11:33 
히어로즈 야구단의 이장석 대표이사(오른쪽)와 넥센타이어의 강호찬 사장이 5일 네이밍스폰서십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2018년까지 KBO리그에서 활동한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일단 거센 여론의 불씨는 꺼트렸다. 일단이라는 표현이 알맞을 것이다.
히어로즈 야구단은 모그룹을 갖지 못한 채 프로야구판에 뛰어들었다. 네이밍스폰서십을 비롯해 다양한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운영비를 모으고 있다. 가장 계약 규모가 큰 건 ‘이름을 사용할 권리가 주어지는 네이밍스폰서십이다. 이름은 곧 얼굴이다. 이 계약 관련으로 최근 홍역을 치렀던 히어로즈다.
새 이름은 찾았다. 자칫 잃어버릴 수 있던 넥센 히어로즈를 더 쓰게 됐다. ‘당분간이다. 히어로즈는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넥센타이어와 네이밍스폰서십을 3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2018년까지 KBO리그에서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불씨는 남아있다. 히어로즈는 태생적으로 다른 구단과 다르다. 3년 뒤 히어로즈는 또 다시 새 이름을 찾아나서야 한다. 넥센타이어에 이번처럼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주겠지만, 이번처럼 또 잠시 틀어질 수도 있다. 넥센타이어와 우선 협상이 결렬되면서 히어로즈는 새로운 이름이 될 기업을 물색했다.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의 네 번째 계약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넥센타이어는 첫 협상에서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제시 조건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뒤이어 기회를 얻은 J트러스트를 비롯해 다른 복수 후보가 제시한 조건은 파격적이기까지 했다.
이에 넥센타이어도 히어로즈의 가치와 위상을 재고하며 달라진 대우를 했다. 히어로즈의 가치는 2년 전보다 더욱 커졌다. 그들의 이름이 되고 싶어하는 기업은 꽤 있었다. 여기에 3년 후 그 가치는 더욱 커질지 모른다.
그런 가운데 이장석 대표이사가 강조했던 ‘동반자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른다. 3년 후 다섯 번째 계약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네 번째 계약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번과 달라질 게 하나 있다. 새로운 동반자를 찾을 경우 ‘엄격한 기준이 생겼다는 것이다.
히어로즈는 지난 10월 23일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J트러스트와 협상 논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대부업을 정리하며 제2금융업을 하고 있던 데다 일본계 자본이라는 게 국민 정서에 위배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처음에는 문제될 게 없다”라고 항변했으나 히어로즈도 결국 두 가지 비판을 수용했다.

그리고 이번 논란으로 제2금융업 및 해외 자본(특히 일본계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는 걸 깨달았다. 넥센타이어로 방향을 튼 데에는 J트러스트 협상 논의 보도 후 들끓었던 여론이 영향을 끼쳤다. 이에 대한 여론이 변하지 않는 한, 히어로즈도 수용하기 어려워졌다. 3년 뒤에도.
히어로즈는 현실적으로 ‘실익을 따져야 하는 야구단이다. 야구단이 곧 기업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다. 더 좋은 조건을 보장하는 곳과 손을 잡는 건 당연한 기업 논리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며 더 큰 걸 놓칠 수 있다는 걸 인지했다. 넥센타이어는 히어로즈에 첫 협상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으나, 복수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까지는 아니었다. 히어로즈는 이번 계약 연장을 하면서 6년간 이어온 넥센타이어와의 의리를 강조했다.
히어로즈는 좋은 대우를 희망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상식선이라는 게 그어졌다. 그리고 그 선 위에서 3년 뒤 새로운 협상을 가질 것이다. 꺼진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으나 히어로즈가 스스로 키울 일은 없을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