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글로벌리더 사관학교장의 조언 “후임자 키우지 않는 사람은 결코 리더 될 수 없다”
입력 2015-11-05 11:05 

미국 산업의 역사를 대표하는 기업 GE에는 ‘최고교육책임자(CLO·Chief Learning Officer)라는 특별한 직위가 있다. 전세계 175개국 30만여명의 직원을 상대로 교육을 책임지는 동시에 인재사관학교라고 불리는 ‘GE 크로톤빌의 원장을 겸하는 요직이다. GE 최고위임원 700여명의 승진이 바로 CLO에 달려 있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지난달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한 라구 크리슈나무르티 GE CLO를 만나 GE의 인재교육 원칙과 리더십 배양 노하우 그리고 미래 인재상에 대한 통찰력을 들었다.
크리슈나무르티 CLO는 GE의 철학은 말단직원부터 CEO까지 모든 구성원이 리더라는 것”이라며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쏟아붓는다”고 강조했다. 각자 역할에 걸맞는 리더십을 발휘할 때 조직 전체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리슈나무르티 CLO는 기업에서 승계의 책임은 상사가 아닌 해당 직의 임직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GE에서는 경영의 연속성을 위해 승계 준비가 고위직일 수록 핵심 업무다. 그는 특히 CEO라면 자신을 승계할 후보자 3명은 반드시 훈련시키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슈나무르티 CLO는 한국 기업의 인재관리에서 아쉬운 점으로 인적 구성의 다양성 부족을 꼽았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은 열망은 매우 높지만 정작 인적 구성은 글로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 리더의 키워드로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기술 그리고 승리를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GE의 최고교육책임자(CLO)로서 GE 인재양성의 가장 중요한 원칙과 철학은 무엇인가.
▶우리는 GE에서 리더십은 일종의 철학이라고 믿는다. 그 철학은 바로 우리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리더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직원을 리더로 만들기 위해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교육에 쏟아붓는다. GE의 임직원은 모두 끊임없이 배우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배움이 특권(privilege)이 아니가 필수품(necessity)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배우지 않는데 리더가 될 수는 없다.
-한국은 승계 문제로 인해 조직 안팎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GE의 승계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조언하자면.
▶GE에서 자기 직의 승계 문제는 (상사의 책임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책임이다. 만일 당신이 보스라면, 당신을 승계할 3명의 후보자를 언제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승계자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지금의 일에서 떠날 수 없다. 누군가 내게 승진을 위해 찾아온다면, 나는 그에게 당신을 승계할 후보자로 누굴 키웠나?”라고 묻는다. 그것이 바로 리더에게 요구되는 바이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을 비롯해 GE 임원이라면 누구나 후보를 가지고 있다.
-승계 후보를 공개하나.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공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잠재력은 매우 큰데 더 큰 사업을 해보기 전에는 더 큰 직위를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현재 직위에 추가로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주었다.
-한국기업의 인재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한 것은 무엇인가.
▶한국기업이 개선해야할 분야는 조직 내 인적구성의 다양성이다. 만일 한국기업들이 한국 국적외 다른 국적의 인력을 더 조직원으로 받아들인다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다양한 생각이 유입된다. 모든 국적을 다 수용하라는 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글로벌 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은 열망은 높다. 만일 한국기업이 조직 구성원만 다양하게 한다면 한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이 혁신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로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한국 기업의 리더들은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를 유지해서는 더 이상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들은 부하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고객을 위한 혁신을 발휘할 수 있다. 리더십은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지 창의성을 통제하는 게 아니다.
-시대마다 요구되는 리더십에 대한 정의와 필요한 역량도 다를 것이다. 21세기를 너머 미래 성공적인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인가.
▶미래 리더의 키워드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기술이다. 성격과 관련해서 리더는 승리하기를 갈망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평가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셋째, 독창적이고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넷째, 사람과 사회에 대해 배려해야 한다.
■ GE 크로톤빌은 어떤 조직?
세계최초 기업대학에서 글로벌 인재사관학교로 GE 크로톤빌은 지난 1956년 1월 뉴욕주 크로톤 허드슨에 세계 최초 기업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약 60년 동안 크로톤빌은 GE의 임직원 교육은 물론 목표관리(MBO), 스왓(SWOT) 분석, 전략계획 등 지금은 널리 쓰이는 새로운 경영 기법을 만들어 내는 등 경영연구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크로톤빌이 오늘날의 모습을 띠게 된 것은 1982년 당시 잭 웰치 회장이 조직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각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부터다. 크로톤빌의 공식 미션은 문화 변화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며 GE의 성장과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직의 학습을 창조, 발견 및 전파하는 것이다.
GE는 현재 뉴욕주의 크로톤빌 캠퍼스를 포함해 독일, 브라질, 인도,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에서도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 기준 1800개 교육세션을 제공했고 한해 동안 3만2000여명이 크로톤빌 교육을 받았다.
국내 최고경영자들도 크로톤빌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금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등 약 150여명이 크로톤빌을 다녀갔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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