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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전] 뚜껑 연 쿠바, 실망으로 바뀐 ‘아마 최강’
입력 2015-11-04 21:10  | 수정 2015-11-05 03:21
쿠바 선발 요에니스 예라가 4일 고척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고척돔)=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돔) 김진수 기자] 뚜껑을 열어본 쿠바 야구 대표팀의 전력은 예상 밖이었다. 투타와 수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여줬다.
쿠바는 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에서 0-6으로 완패했다. 한국과 쿠바의 최근 여러 차례 맞대결에서 명승부가 나온 만큼 이날도 기대가 됐다. 그러나 실망으로 바뀌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쿠바 선발 투수 요에니스 예라는 ⅔이닝 동안 38구를 던지면서 3실점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국 타자들이 잘 친 것도 있었지만 구속 저하에 제구도 잡히지 않으면서 경기의 맥이 풀렸다. 특히 0-0으로 맞선 1회 2사 2루에서 박병호를 고의 4구를 내보내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나왔다.
경기 초반 긴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고의 4구가 나오는 것은 드문 일. 예라를 제외하고도 이날 전체적으로 쿠바 투수들의 컨디션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올라온 6명의 투수 모두 최고 구속이 시속 140km 초반에 머물면서 한국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에는 폭투를 범하면서 힘없이 점수를 내주는 모습도 목격됐다.
타격도 부진했다. 경기 전 타격 케이지에서 강력한 힘을 과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 선발 김광현(SK 와이번스)와 이대은(지바 롯데 마린스)의 강속구에 타이밍을 잡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결국 이날 쿠바는 합쳐 4안타에 그치면서 한 점도 뽑지 못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수비다. 이날 한국은 정근우(한화 이글스) 등 선수들이 몸을 날려가면서 호수비를 보여준 반면 쿠바의 수비는 허술했다. 좌익수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는 조금 더 달려들었으면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안타로 만들었다. 3루수 요르단 민둘레이는 타구의 바운드를 처리하는데 미흡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안타를 허용했다.
6회에는 1루에 송구 실책까지 범하면서 추가 실점하는데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물론 쿠바의 사정도 있다. 밤낮이 바뀐 시차에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은 부분도 있다. 그러나 분명 이날 경기만큼은 ‘아마 최강이라고 불리는 쿠바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kjlf200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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