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 사이 이대로 괜찮을까?…‘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물어봐
입력 2015-11-04 15:49 

# 모태솔로에서 드디어 탈출해 남자친구가 생긴 A(26·여자)씨는 이제 커플이 됐으니 큰 고민은 해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커플에겐 커플만의 고민이 있는 법. 산너머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그냥 외로워서 남자친구를 사귄 건 아닌지 남자친구도 같은 맘인지 밤새 고민에 빠진 A씨는 결국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라고 외치며 잠을 청했다.
이성친구를 향한 내 마음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할 때는 고전적이지만 이론의 힘을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1986년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이 제안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자신의 연애상황을 대입해보는게 어떨까.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사랑을 삼각형의 꼭지점 각각에 들어가는 친밀감‘ 열정‘ 결심·헌신‘ 세 가지 구성 요소의 측면으로 이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친밀감이란 정신적 교류를 말한다. 이성친구의 꿈에 대해 응원해주고, 이성친구를 행복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고, 가끔 존경키도 의지키도 하는 정서를 포괄한다.

열정이란 이성친구로부터 느끼는 섹슈얼(sexual)한 감정을 말한다. 이성친구를 대상으로 야릇한 생각을 하며 얼굴이 빨개지기도 하고 공공장소에서도 거침없이 키스를 하고 싶은 성적인 욕망 외에도 상대에 대한 지배와 같은 욕구들이 열정에 기여하기도 한다.
상대에게 헌신하겠다는 결심 또한 성숙한 사랑의 필수사항이다.
세 구성요소의 유무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사랑을 정의할 수 있고 세 가지 구성요소를 모두 갖춘 사랑이 ‘성숙한 사랑이라는 게 이론의 핵심이다. 반대로 삼각형에 불균형이 있다면 이를 맞춰감으로서 성숙한 사랑을 향해 갈 수 있는 하나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이성친구에 대한 친밀함과 열정만 있다면 이는 서로에게 육체적 또는 감정적으로 밀착된 ‘낭만적 사랑이다. 낭만적 사랑은 둘도 없는 행복한 커플처럼 보이지만 파트너와의 지속적인 만남이나 미래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낭만적 사랑을 하는 커플의 경우 이성친구와 ‘연애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등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봄으로써 보다 상대에 대해서 진지해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이성에 대한 성적인 매력에 대해선 무던해지지만 계속 의지하고 싶고 이 사람에게 헌신하고 싶다면 이는 ‘우애적 사랑이다. 대부분의 낭만적 사랑은 차츰 우애적 사랑으로 변한다. 우애적 사랑은 권태기로 이어질 수 있어 공포체험 등 둘만의 데이트를 준비하거나 첫키스 장소에서 다시 키스하는 등 권태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특별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사람을 처음 봤지만 첫눈에 이 사람에게 반해 밤새 잠을 뒤척이고 결혼생각에 빠지는 등 친밀감이 없는 열정적인 사랑은 ‘얼빠진 사랑이라 스턴버그는 정의했다. 상대에 대한 몰입 없이 열정에 근거해 헌신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 사랑은 위험하다. 열정은 필연적으로 식기 마련이기에 내가 생각하는 상대의 모습과 실제의 갭이 느껴질 때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직 상대에 경험이 부족한 만큼 상대를 자신만의 틀에 맞추지 않는 관용이 필요하다.
사랑의 부족한 면을 채워 세 요소를 모두 결합할 때 완전한 사랑이자 ‘성숙한 사랑이 가능하다. 이를 계속 지키긴 어렵지만 관계 속에서 성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듯이 하나의 이상향을 설정하고 가까이 도달하려 노력할 때 이는 현실이 된다.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관계에서 나의 감정의 강도나 형태와 상대의 마음과 언제나 동일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통해 자신이 인지하는 삼각형과 상대방이 인지하는 삼각형의 형태를 비교하고 어떤 유형의 불일치가 일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봄으로써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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