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사주 매입’ 삼성생명, 11만원 공모가 넘나 했는데…
입력 2015-11-04 15:34 

삼성생명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마의 벽으로 불렸던 공모가 11만원선을 넘어선 뒤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하락해 전일 대비 1000원(0.09%) 내린 11만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 중 한때 10만9500원까지 빠지며 ‘마의 11만원 벽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 도통 낙폭을 줄이지 못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생명은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4.59% 오르며 11만원을 넘어섰으나, 이틀 동안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주가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자사주 매입 효과가 채 하루도 가지 못한 셈이다.
실제 삼성생명에게 공모가 11만원은 쉽사리 넘어설 수 없는 ‘마의 벽이다. 삼성생명 주가는 2010년 5월 12일 상장 이후 나흘 만에 공모가 11만원 밑으로 떨어진 뒤 3년 넘게 공모가 아래에 머물렀다. 이후 지난 해 12월 12만8000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지만 또다시 약세를 보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생명 측도 이번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약세를 지속해온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며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이미 2011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이번에 발표한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총 8.75%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다. 자사주 취득 예상 기간은 오는 2016년 1월 29일까지다.
일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소 주춤하더라도 삼성생명의 자사주 매입과 주가 흐름을 좋게 보고 있다. 상장 후 진행된 자사주 매입 중 가장 큰 규모일 뿐만 아니라 최근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345억7000만원)의 20.5배에 달하기 때문에 수급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연초 부터 제기됐던 주주환원 정책 축소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초 삼성생명이 사업계획 발표에서 인수합병(M&A), 해외진출 등의 투자확대를 위해 주주환원 규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가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면서 이번 자사주 매입이 이러한 우려를 크게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주친화 정책의 지속성과 자기주식 소각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실현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