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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view] ‘검은 사제들’, 신선한 장르물이 선사하는 묘미란
입력 2015-11-04 09:41 
김윤석, 강동원의 완벽한 시너지, 그리고 박소담의 한방이 묘한 쾌감을 준다.


[MBN스타 손진아 기자] 신선하고 한국적이다. 과감하지만 새롭게 느껴진다. 두 신부와 한 소녀를 통해 희생을 이야기하는 영화 ‘검은 사제들이 묘한 쾌감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검은 사제들은 2015년 서울, 바로 우리 곁에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비밀스런 임무를 수행하는 사제가 존재한다는 독창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든 그들의 이야기를 신선한 스타일로 그려낸 작품이다.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며 고통 받는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흘러가며 ‘엑소시즘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영화는 구마예식, 사제들의 삶 등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이야기를 펼쳐가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는 묘한 긴장감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영화의 주요 축으로 이루어지는 구마의 표현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40여 분의 후반 예식 하이라이트 장면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가톨릭 구마 예식을 영화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드러나 있는 부분. 소금으로 경계를 만들고 성수, 촛불 등으로 예식을 치르는 점, 한국어와 영어, 라틴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며 기도하는 과정은 리얼함을 더해 몰입도를 높인다.

극의 집중력을 더하는데는 배우들의 호연도 한몫한다. 위험한 예식을 준비하는 인물 김신부 역을 맡은 김윤석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나머지 두 배우를 극 후반까지 이끌고 가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신학생 최부제로 분한 강동원은 한 번도 보지 접해보지 못한 광경에서 느끼는 극한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묘한 긴장선을 이어가게 한다.

‘검은 사제들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신인 박소담의 진가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악령에 씌인 모습을 1인5역이라 느낄 정도로 다층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온몸에 피칠갑한 채 한국어, 라틴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모습은 공포감과 동시에 몰입도를 최고조로 이끈다.

체험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영화, 단순하지만 힘 있는 서사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힌 장재현 감독의 의도대로 후반으로 갈수록 치닫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관객의 흥미로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소 아쉬운 점은 감독이 주고자 했던 ‘희생이라는 메시지가 크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듬성듬성 생긴 이야기 속 구멍이 친절한 설명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물론 ‘검은 사제들이 주는 새로운 소재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미스터리한 전개가 만든 묘한 재미가 이를 채워주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오는 5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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