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생활건강, 화장품 中매출 증가로 주가 `훨훨`
입력 2015-11-02 17:45 
◆ 기업분석 / 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은 3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면세점 화장품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며 '후'의 뒤를 이어 '숨'이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종가는 91만5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62만3000원·종가) 대비 52% 급등한 것이다. 3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LG생활건강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2주 신고가인 94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3분기 호실적 이후 LG생활건강 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3영업일 상승하다 2일에 전날보다 3.38% 하락했지만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일 종가와 내년 실적 예상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LG생활건강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35.4였다.

PER가 낮을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인데 동종 업계인 아모레퍼시픽(43.9)에 비해 낮았다. 여기에 LG생활건강의 주당순이익(EPS)은 2만6715원으로 아모레퍼시픽의 8607원을 상회했다. 1주당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로 그 회사가 1년간 올린 수익에 대한 주주의 몫을 의미한다. 동종 업계보다 PER가 낮고 EPS는 높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는 설명이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수 사업의 수익성 개선, 이익률이 높은 면세사업, 중국 매출 비중 증가로 영업이익도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며 "중화권 관광객의 관광객당 소비 규모(객단가) 상승 효과로 올해 4분기는 물론 2016년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중 눈여겨볼 대목은 화장품 중에서도 고가 제품군과 중국 지역 매출 성장률이 각각 40%, 79%에 달했고, 고수익성의 면세 채널 내에서도 타사의 대형 브랜드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점이다.
특히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후' 브랜드는 지난해 12월 매출 100억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올 1~5월에도 매달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메르스로 6~8월에는 매출이 50%가량 뒷걸음질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돌아오기 시작한 9월에는 사상 최대인 116억원으로 치솟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도 후를 쓴다는 소문이 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더 뛰었다.
3분기 면세점 매출 호조의 가장 긍정적인 요인은 후에 이은 '숨' 브랜드 매출 호조다. 정체 국면이었던 '오휘' 브랜드도 면세점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뛰고 있다. 4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 수는 3분기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4분기 면세점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현지 화장품 매출액이 전년 대비 78% 급증했고 면세점에서 숨과 오휘의 선전은 후와 '더페이스샵' 위주의 중국 사업 확대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중국에서 화장품 수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국내 화장품의 수출 둔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7월 20일 공개된 중국 국무원의 '화장품감독관리조례' 개정 초안도 원료와 제품 품질 기준 강화와 더불어 위법 행위에 대한 법률 책임 항목을 한층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장률이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의 각종 화장품 교역 관련 규제 변화에 따른 영향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이 '더페이스샵'을 바짝 따라잡은 것도 부담이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508억원, 영업이익은 148억원이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매출 1369억원, 영업이익 23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더페이스샵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반면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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