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벤츠를 뛰어넘은 벤츠...AMG의 위엄
입력 2015-11-02 11:45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는 고성능브랜드 N의 컨셉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 지시로 2012년부터 고성능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해 오고 있다. 5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한 현대차가 경쟁사들과 견줘 꿀리는 구석이 있다면 고성능 브랜드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고성능차는 명품차의 ‘표장(標章) 같은 것이다. 카레이싱 트랙을 달릴 정도의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자동차는 쉽게 만들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벤츠, BMW, 아우디 등 이른바 명품차들이 고성능차 분야에서도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서브 브랜드 AMG는 고성능차 분야의 원조이자 대표주자다. 1967년 다임러벤츠 연구소에서 일하던 연구원 베르너 아우프레흐트가 세계 최고의 엔진 개발을 목표로 AMG를 별도 조직으로 독립시켰다. 처음엔 일반 벤츠의 성능을 높여주는 튜닝회사로 출발했다가 4년만에 별도 고성능브랜드 300 SEL 6.8 AMG를 세상에 선보였다. 이 차는 당대 주요 레이싱 대회를 석권하며 고성능차의 위엄을 만방에 과시했다. 사람들은 ‘자동차 그 위의 자동차로 AMG를 욕망하기 시작했다.
AMG가 창업이후로 줄곧 견지해오는 제품 철학은 ‘1인 1엔진이다. 최고의 엔지니어 한명이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제작시스템에서 따온 것이다. 엔진 블록내 크랭크샤프트 설치부터 캠샤프트 조립, 케이블, 오일완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엔진에는 담당 엔지니어의 이름이 새겨지는데 이는 최고 품질을 보장한다는 서명같은 것이다.
‘다이내믹도 AMG정신의 한축을 담당한다. AMG가 만드는 고성능차는 탁월한 파워 전달과 제동 성능, 다이내믹한 핸들링으로 운전자에게 잊지 못할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한다. AMG가 말하는 ‘다이내믹은 강인하고 스포티함이 가져다주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의미한다. 이같은 즐거움이 쉽게 획득되는 것은 아니다. 부품 하나를 설계할 때도 드라이빙 특성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하나의 부품이 바뀌면 나머지 부품도 연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극히 미묘한 차이를 이끌어내기 위해 500개 이상 부품을 수정하는 것, 그것이 AMG의 정신이다.

최근 국내에도 속속 AMG 모델들이 상륙하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AMG C 63은 하이엔드 후륜구동의 스포츠카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해 동급최강 파워를 자랑한다. 최고 출력 476마력, 최대 토크 66.3kg.m의 뛰어난 주행성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1초에 불과하다. 가격은 1억3000만원대. AMG C 63의 디자인 특징은 단연 스포티함이다. 특히 전면부에서 이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긴 알루미늄 보닛은 아래로 낮게 퍼지는 윙과 조화를 이루며 남성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기본 적용돼 밝은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AMG C 63의 배기 시스템은 변속 모드에 따라 배기음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주행때는 부드러운 배기음을 내뿜지만 높아지는 출력에 따라 배기음의 밀도가 상승한다.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운전자들은 배기음의 고조가 가져다주는 긴장감을 탐닉하는 경우가 많다.
AMG GT S Edition 1은 2인승 스포츠카 AMG GT S의 한정판 모델로 출시됐다. 알루미늄 경량 구조에 프런트 미드 엔진 방식을 채택해 레이싱카에 버금가는 역동성을 자랑한다. 최고속도 31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3.8초만에 도달한다. 가격은 2억1600만원. 길게 뻗은 보닛과 강조된 휠 아치, 숄더 라인의 흐르는 듯한 매끄러운 실루엣은 벤츠 디자인의 특징인 ‘콜라병 형태를 한층 강조하고 있다. 인테리어 또한 무척 감각적이다. 대시보드를 눈에 띄게 크게 배치했고 벨트라인은 높이고 도어 패널은 오목하게 했다. 자세를 낮춘 스포츠시트는 운전자의 온몸을 감싸준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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