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남편 이혼 허용 "실체가 없는 혼인관계 예외 허용한다"

바람난 남편 이혼 허용 "실체가 없는 혼인관계 예외 허용한다"



바람이 나 혼외자까지 둔 남편이 낸 이혼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현행법상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으면 이혼을 요구할 수 없지만, 25년간 별거를 하는 등 혼인의 실체가 사라졌다며 예외를 인정한 겁니다.

지난 1970년 결혼을 해 아들 셋을 낳은 A 씨 부부.

하지만, 다툼이 잦았던 두 사람은 결혼 10년 만에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3년 뒤 다시 만나 두 번째 혼인신고를 했지만, A 씨는 바로 집을 나가 다른 여성들과 동거를 하고 심지어 자녀까지 낳았습니다.

혼외자를 낳은 A 씨가 이혼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후 25년간 사실상 중혼 상태로 지냈습니다.

장남 결혼식 때 부인과 한 차례 만났을 뿐 이후 만남도 연락도 없었습니다.

지난 2013년 다시 이혼소송을 냈지만, 결혼생활을 깬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혼소송을 할 수 없다며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25년간 별거하면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사라졌고, 남편의 혼인파탄 책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희미해졌다며 이혼을 허용한 겁니다.

지난달 대법원은 혼인 파탄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유책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실체가 없는 혼인 관계는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실상 혼인이 파탄에 이른 부부간 이혼소송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