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은 빅뱅 스타일로”

금융개혁을 위해서는 금융산업을 육성할 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을 진행하면서 기존 금융관행 개선에만 매달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획기적인 법을 만들어 금융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입법조사처와 국민경제자문회의, 한국경제연구학회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개혁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진단했다. 조대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과거 금융 선진국들이 빅뱅적(Big Bang) 금융개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금융산업을 육성한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야한다”며 금융위원회의 금융개혁은 현재 방대하게 추진되고있지만 법률에 근거하기 보다 관행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근본적인 금융산업 변화와 금융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입법조사관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1986년 수수료 자유화와 겸업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서비스법을 제정해 금융회사의 업무를 확대했다. 그 결과 영국 금융사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오늘날 금융강국의 면모를 갖게됐다는 주장이다. 호주도 지난 1997년 ‘금융서비스개혁법을 제정하고 금융규제기구를 통합정비했다. 조 입법조사관은 (금융위의 금융개혁안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 핵심 개혁과제들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 발제에 나선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도 금융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금융개혁을 통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감독체계 개편 등 거대 담론도 필요하지만 감독·검사 관행 쇄신과 핀테크 활성화 등 실천 가능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통해 은행권의 경쟁을 통한 금융산업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교육도 강조됐다. 이연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개혁 과정에서 금융교육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주기 맞춤형 교육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군인과 경찰 등 특정 계층에 국한되어 있다”며 금융산업이 내수산업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