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살아 생전 고향 가고파"
입력 2007-09-20 19:42  | 수정 2007-09-20 21:05
북한에 고향을 둔 서울 동작구 실향민 200여 명이 추석을 앞두고 임진각을 찾아 망향제를 지냈습니다.
살아 생전 고향 땅을 밟고 싶은 실향민의 간절한 마음이 애절합니다.
HCN 박해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넘긴 딸이 북녘 땅에 살아계실 것이라며 보고픈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습니다.

[현장음]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 사시다가 얼굴도 모르는 이 딸을 만나러 오세요, 살아 생전 아버님을 꼭 보고 싶습니다."

애절한 사연을 함께한 실향민들의 눈시울이 이내 붉어집니다.

헌화와 분향을 하고 제주를 올리는 실향민 대부분은 백발의 어르신.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부모형제를 눈 감기 전 한번 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소원은 한결 같습니다.


인터뷰 : 양봉석 / 이북도민 동작구협회장
-"살아서 자기 발로 걷고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있을 때 고향을 가봐야 감격스럽고..."

실향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된 망향제는 민주평화통일 동작구협의회가 주관해 8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양석승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작구협의회장
-"동작구 현충원을 중심으로 한 통일기원 걷기대회와 실향민의 고향소식을 알려주는 행사를 마련했다."

고향 땅 개성이 지척이라 팔순 나이라도 철조망만 없으면 한숨에 달려 가련만, 어릴 적 추억을 이야기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벌써 50여 년이 지났습니다.

올 추석 망향제는 10월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한결 밝은 분위기.

그래도 다시 못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망원경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인터뷰 : 박해열 / HCN 기자
-"고향 땅을 눈 앞에 두고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실향민의 심정, 이들에 망향의 한을 풀 수 있을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기대하며 임진각에서 HCN뉴스 박해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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