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KS-3] ‘가을 남자’ 장원준, 빗줄기가 만든 ‘반전투’
입력 2015-10-29 22:24  | 수정 2015-10-29 22:27
두산 선발 투수 장원준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1회만 떼놓고 본다면 긴 이닝 소화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거세게 내린 빗줄기가 두산 선발 투수 장원준(30)의 반전투를 만들었다. 우천 중단된 사이 마음을 가다듬은 덕분일까. 장원준은 2회부터 가을 남자로 돌아왔다.
장원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 한국시리즈 삼성과 3차전서 선발 등판해 7⅔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가을 남자로 변신한 장원준의 질주는 무서웠다. 장원준은 이날 등판 전까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84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다만 올 시즌 삼성전은 4경기 선발 등판 2승 2패 평균자책점 6.23으로 강한 편은 아니었다. 그나마 잠실구장에서 붙은 한 차례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호투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장원준이 잠실구장에서 강했다. 잘해줄 거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장원준은 초반부터 어렵게 승부를 끌고 갔다. 선두 타자인 구자욱부터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내야 안타를 내줬다. 구자욱의 발에 계속 흔들렸다. 폭투로 2루 진루를 허용한 장원준은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1회에만 29구를 던지면서 힘을 뺐다.
힘겨운 1회를 보낸 장원준은 비로 20분간 중단된 뒤 오른 2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회 4타자 상대 공 7개로 투구 수를 절약했다. 3회부터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 과정에서도 약 30분의 우천 중단이 있었다.
비로 인한 휴식이 독이 될수도 있었지만 장원준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삼성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는 우천 중단 후 영점이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 사이 동료들도 힘을 보탰다. 두산 타선은 4회 박건우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뒤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장원준은 6회 1사 후 대타 배영섭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회 이후 첫 출루를 허용했다. 흔들리는 듯 싶었다. 최형우에게는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2사 2,3루 동점 위기. 하지만 장원준은 굳건했다. 부담스러운 상대인 박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시켰다.
장원준은 7회 마운드에도 올랐다. 6회 상대 실책으로 2점을 더한 상황이라 마음은 더 편했다. 장원준은 2사 후 이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상수를 범타 처리해 이닝을 매듭지었다. 7회까지 총 투구수는 114구. 더 이상 장원준의 투구는 없을 듯 싶었다.
예상 외로 장원준은 8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가 1번 타순부터 시작이라 불안감은 있었다. 우려대로 장원준은 선두 타자 구자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배영섭과 나바로를 범타 처리하고 마무리 이현승에게 공을 넘겼다. 투구수는 127구로 스트라이크는 81개였다. 이현승은 최형우를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쳐 장원준의 자책점을 1로 유지시켰다.
김 감독은 선발 마운드에 비해 약한 불펜진 상황 상 선발 투수가 최소 7이닝 이상 소화해주길 기대했었다. 장원준은 그 기대에 120% 부응했다. 경기 초반 내린 빗줄기가 장원준에게는 전화위복이 됐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