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매각가격 8천억대 쌍용양회 인수전
입력 2015-10-29 17:41  | 수정 2015-10-29 20:04
시멘트업계 1위 업체인 쌍용양회 인수전에 시멘트·레미콘업체와 사모펀드(PEF)들이 뛰어들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쌍용양회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 유진그룹 같은 전략적 투자자(SI)와 한앤컴퍼니·IMM·글랜우드를 비롯한 PEF 등 최소 6곳 이상이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꼽히는 후보는 한앤컴퍼니다. 한앤컴퍼니는 매각 대상 쌍용양회 지분 9.34%를 보유하고 있는 매각자 측이지만 나머지 채권단 지분을 끌어와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자로도 나섰다. 한앤컴퍼니는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포스화인 등 시멘트업체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쌍용양회 인수까지 성공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시멘트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한앤컴퍼니를 사실상 PEF가 아닌 SI로 분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기존 대주주로 쌍용양회 내부 사정에도 밝고 자금력도 풍부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채권단과 함께 지분을 매각하면 최소 4배 이상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도 쌍용양회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점유율 20%로 독보적인 업계 1위인 쌍용양회를 인수해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업계 구도상 레미콘업체가 쌍용양회를 가져가면 시멘트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동양시멘트 인수전 당시 사옥까지 처분할 만큼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시멘트업계 2위 한일시멘트도 주요 인수 후보로 꼽힌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는 아세아시멘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라파즈한라는 모기업인 프랑스 라파즈홀심이 스위스 홀심과 합병 작업을 끝낸 만큼 이번 인수전에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레미콘업체인 유진그룹에도 국내 최대 시멘트사인 쌍용양회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SI와 PEF 간 합종연횡이 활발했기 때문에 이번 쌍용양회 인수전에서도 시멘트업체들과 IMM PE, 글랜우드 PE 등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유진그룹은 그룹 내 유진PE가 있다.
다만 쌍용양회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소송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평양시멘트는 우선매수권 소송에 이어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매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인수가격도 자금력이 약한 SI들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채권단은 2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 반발에도 지난 12일 공고를 내고 공개매각을 추진해 왔다. 매각 대상은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채권단)가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 46.14%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매출액 2조207억원과 영업이익 1623억원을 달성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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