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구호’ 내세운 휠라, 이름빼고 다 바꾼다
입력 2015-10-29 16:57 
브랜드 설명 중인 정구호 휠라코리아 CD[사진 제공 : 휠라코리아]

지난 5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이자 부사장으로 정구호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창립 이래 처음으로 CD 체제를 갖춘 휠라가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정구호 CD는 같은 시기 휠라코리아로 들어온 제일모직 출신 김진면 사장과 함께 빠르게 브랜드 체질개선을 마쳐 5년 내 휠라의 기업가치를 두 배로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 CD는 29일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열린 휠라코리아 브랜드 리뉴얼 간담회에 참석해 패션은 10년마다 변화를 모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100여년 역사의 휠라 헤리티지를 지켜나가돼 변화를 넘어선 혁신으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 CD는 브랜드 변화를 증명하듯 평소의 정장 차림과 달리 스냅백에 청바지, 트랙 재킷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휠라코리아의 브랜드 리뉴얼은 지난 1992년 국내에서 론칭한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휠라는 브랜드 로고부터 콘셉트, 제품, 마케팅, 매장 인터리어까지 기존 스타일 완전히 벗고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다.

먼저 휠라는 젊은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소비자 연령대를 20~30대 초로 맞추고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한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브랜드 정체성을 퍼포먼스(Performance)로 재편하면서 휠라 브랜드를 3개의 퍼포먼스 라인으로 구성했다. 다만 라이프스타일 라인인 휠라 오리지날레(FILA ORIGINALE)는 별도로 전개한다.
라인은 ▲트랙 퍼포먼스(일반 트랙 스포츠용) ▲피트니스 퍼포먼스(인도어 스포츠용) ▲하이브리드 퍼포먼스(프리미엄급 전문가용)으로 구성됐다. 휠라 오리지날레의 경우 브랜드의 전통성을 간직한 ‘헤리티지 라인으로 1990년대를 풍미했던 휠라 농구화나 빅 로고 티셔츠 등 시대적 감성을 반영한 데님이나 배기 팬츠, 오버사이즈 티셔츠 등도 판매한다. 기존 휠라 매장이 아닌 주요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 또는 별도의 섹션 형태로 입점해 채널에도 차별화를 뒀다.
휠라는 휠라 골프와 휠라 키즈 등 휠라코리아의 다른 패밀리 브랜드도 재편하고 백화점용 언더웨어 브랜드인 휠라 언더웨어도 내년부터 선보이기로 했다. 전 패밀리 브랜드의 새 콘셉트 제품은 빠르면 내년 초부터 2016 SS(봄여름) 상품으로 나온다.
매장 인테리어도 바뀐다. 휠라 대표 3색인 화이트, 네이비, 레드를 활용한 차분한 분위기의 기존 매장은 퓨처리스틱 스페이스(Futuristic Space)로 미래 지향적인 역동적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브랜드 로고도 네이비 색상의 날렵해진 각과 폰트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이전 로고는 기업용 CI와 일부 제품 등에만 제한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휠라는 또 오는 2016년 5월 이태원에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홍대입구, 부산 광복동 등에 추가로 오픈하기로 했다. 지난 2007년 3층 규모로 운영됐던 서울 명동점이 문을 닫은 이후 9년만의 개점이다.
정 CD는 휠라 플래그십 스토어는 휠라의 재도약과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리뉴얼을 시작으로 2020년 국내 부문 매출은 현재의 2배인 8000억원대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휠라코리아의 매출은 7935억원이다. 이중 4000억원 가량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휠라는 1992년 국내 론칭한 이후 2007년 당시 미국으로 넘어가 있던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휠라코리아 경영진이 인수해 현재 7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휠라코리아는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 3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현재 1조2500억원대인 기업가치도 5년내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사장은 휠라의 전혀 새로운 행보는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브랜드 본사로서의 위상을 높여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