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2월 금리인상’ 신호 보낸 연준의 변화 배경엔 금융시장 안정
입력 2015-10-29 16:33 

예상보다 상당히 매파적인 성명서였다.”(골드만삭스)
월가 전문가와 글로벌 금융권이 허를 찔렸다.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면서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단행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는데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확 열어제꼈기 때문이다.
28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끝낸 연준은 ‘12월 정례회의를 콕 찍어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불씨를 지폈다. 기준금리 인상 검토 시점을 명시한것은 약 7년 만으로 JP모건은 연준이 12월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최대한 강하게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과 국제 여건 변화도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를 가능케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연준의 금리인상 단행을 망설이게 한 주요 원인은 중국발 금융 쇼크에 따른 대외 금융시장 불안정과 성장 부진이었다. 하지만 유럽과 중국이 또 다시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시장 붕괴에 대한 불안감이 잦아들고 시장이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상태다. 지난 9월 FOMC 회의후 미국 다우지수는 6% 올랐고 출렁이던 글로벌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확 줄었다. 연준의 연내 인상 행보를 가로막았던 대외 여건 불확실이라는 먹구름이 다소 걷히자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문고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준은 불과 한달만에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이 미국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인플레이션 하방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문구를 성명서에서 삭제했다. 모건스탠리 측은 이 문구 표현이 일부 수정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아예 삭제된건 놀랍다”며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가 양호할 경우 12월 인상 여지를 확보해 놓기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12월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러스 코스테리치 수석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12월 기준금리 인상의 문을 닫지 않았다”며 금리인상을 뒷받침 할 몇몇 지표가 나오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네타 마르코프스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연준이 12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시장을 넌지시 찔러보는 교묘한 시도를 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경기만 놓고보면 기준금리 인상을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런 상황이다. 최근 2개월간 월간 신규고용 창출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물가가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선에 턱 없이 못치는 상황인데다 그동안 경제를 떠받쳐온 주택경기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경제가 횡보수준에 머물러있다. 그럼에도 이처럼 매파적인 FOMC성명서가 나온데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시장과의 소통에 실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자넷 옐런 연준의장이 연준과 자신에 대한 시장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내 기준금리 강행 카드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 경제가 점진적(moderate)으로 회복돼온 상황이기 때문에 느린 속도의 금리인상은 미 경제가 감내할 수 있을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시장에 몇차례 신호를 준 만큼 일단 금리를 연내에 한번 인상한뒤 이후 인상 간격과 속도를 확 줄이는 전략을 취하는게 중장기적으로 연준 통화정책 운용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매파적인 FOMC성명서에도 불구하고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갑작스레 투자자들을 깨운 연준 모닝콜이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보장하는건 아니다”고 28일 전했다. 12월 회의를 직접 언급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표의존적(data dependent) 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사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추가적 개선과 ‘중기적으로 2% 물가 회복이란 금리인상 전제조건은 9월이나 10월 성명서 모두 같았다. 이와관련해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결국 12월 회의에서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최종 변수는 고용과 물가”라며 종전의 큰 틀에서 달라진것은 없다”고 성명서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에도 12월 인상 여부는 여전히 ‘동전던지기와 같은 상황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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