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필름만 끊기면…” 가짜양주 먹여 카드 훔친 유흥주점
입력 2015-10-29 09:58 

먹다 남은 양주로 만든 ‘가짜 양주를 손님에게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금품을 훔치거나 술값 바가지를 씌운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이런 혐의(특수강도)로 유흥주점 업주 김모(2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조모(40)씨 등 호객꾼·주방장·접대부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구 삼산동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씨 일당은 9월 12일 0시쯤 현금 결제하면 술값을 싸게 해주겠다”고 만취한 손님 강모(51)씨를 유인했다.
이들은 강씨에게 가짜 양주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신용카드 2장을 훔쳐 현금인출기에서 530만원을 찾아 챙겼다.

김씨 등은 이런 수법으로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총 42회에 걸쳐 피해자 14명에게서 2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손님을 유인하는 속칭 ‘삐끼, 손님이 빨리 취하도록 술을 권하는 접대부, 훔친 카드로 돈을 찾는 인출책, 가짜 양주 제조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취한 상태로 혼자 술집을 찾은 손님만 노렸으며, 발각을 우려해 2명 이상의 손님은 범행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들은 현금으로 계산하면 15만∼18만원짜리 양주를 10만∼12만원에 주겠다”고 현혹, 이에 넘어간 손님이 현금을 찾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때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뒀다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카드를 훔치지 못할 때는 만취해 정신을 잃은 손님 옆에 빈 양주병들을 올려놓고 술값 바가지를 씌우는 수법도 사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손님들이 먹다가 남긴 양주를 모았다가 빈 양주병에 담는 수법으로 가짜 양주를 제조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가짜 양주에 다른 성분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29일 다음 날 술이 깬 손님이 술값을 항의하면 도리어 손님을 윽박지르는 방법으로 의심을 피했다”면서 업소 주방에서 가짜 양주를 제조하려고 준비한 빈병과 남은 술이 다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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