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소 기술특례 상장제도 개편 6개월, 성과는?
입력 2015-10-29 09:47 

한국거래소가 지난 4월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개편한 이래 6개월이 지나면서 일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이 20여 곳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기준 단 4곳만이 증시에 입성했고 연말까지 상장하는 기업을 모두 포함해도 8곳에 불과하다.
단, 지난해 한해 동안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이 2곳(알테오젠, 아스트)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개편 6개월 만에 나름 성과를 봤다는 의견도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기업은 총 8곳이다. 제노포커스, 코아스템, 펩트론, 에이티젠 등 4곳은 이미 기업공개(IPO)를 마쳐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중이고 유앤아이, 아이진, 엠지메드, 펜젠은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

거래소가 내세웠던 목표였던 20곳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선 4배에 달하는 수치다. 2005년 3월 제도 도입 후 10년 동안의 성과와 견줘도 절반에 가깝다.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은 15곳에 불과했다.
기술특례 상장이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수익성이나 재무 요건이 좋지 않더라도 심사를 통해 상장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주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많이 하지만 빠른 성과를 내기 힘든 바이오ㆍ헬스케어 분야 기업이 많다. 실제 2005년 3월 도입 이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19개사 중 바이오·헬스케어 업체가 아닌 곳은 지난해 12월 증시에 입성한 항공기 부품업체 아스트가 유일하다.
올해 4월 거래소가 기술특례 상장 평가 절차를 단순화하고 평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 관련 제도를 대폭 개편하면서 바이오 기업은 물론 비(非)바이오 업체의 신청도 크게 늘었다. 이 중 원자현미경 제조업체 파크시스템스와 시각효과 전문업체 덱스터 등 비바이오 업체 2곳은 이미 기술평가 심사를 통과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마쳤다. 이외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 거래소에서 기술평가를 진행 중인 기업만 14곳에 달한다.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의 기술 평가에서 일정 등급 이상을 획득할 경우 재무구조가 코스닥 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민경욱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 상장심사1팀장은 제도 개편 이후 기술특례 상장의 양적·질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본다”며 특히 그동안 바이오기업에 편중됐던 것과 달리 비바이오기업의 신청이 늘어나는 등 질적으로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만 추가로 20여개 기업을 기술특례 상장시키겠다던 목표와 관련해선 상장에는 기술평가 뿐 아니라 다양한 조건이 작용하고,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함부로 수치를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상장 이후에도 여전한 적자에 시달리는 등 불안한 재무구조를 지속하는 건 약점으로 꼽힌다. 기술력으로 상장 자격을 부여받고 기업공개까지 성공했으나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심사 과정에서 과대 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탓이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19곳 중 올해 상반기 기준 흑자를 낸 곳은 7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흑자 기업 역시 6곳으로 절반도 안됐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