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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이대로라면…이대호 아닌 누가 MVP인가
입력 2015-10-29 06:01 
소프트뱅크 호크스 4번 타자 이대호가 2015 일본시리즈를 지배하며 한국인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를 노리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서민교 기자] 일본시리즈가 아닌 ‘이대호시리즈다.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일본시리즈를 지배하고 있다. 이대로 소프트뱅크가 일본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다면 이대호가 아닌 그 누구도 최우수선수(MVP)를 논할 수 없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8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6-4로 이기면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우승까지 1승만 남겨뒀다. 소프트뱅크가 29일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일본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다. 압도적 전력의 소프트뱅크가 우승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소프트뱅크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최대 관심을 모으는 것은 MVP의 주인공이다. 0순위 후보는 이대호다.
사실상 이대호가 아니면 MVP를 받을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1~4차전 개인 성적과 영양가, 과정, 배경을 모두 따져도 이대호만큼 팀에 헌신한 선수는 없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시리즈를 앞두고 팀의 4번 타자인 우치카와 세이치를 부상으로 잃었다. 우치카와는 4번 타자이자 주장으로 팀의 중심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그 자리를 이대호가 맡았다.
이대호는 1차전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4타수 3안타로 팀 승리를 도왔고, 2차전에서는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되던 4회말 0의 균형을 깨는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2차전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결승 홈런이었다.

이대호는 3차전을 앞두고 갑작스런 목 부상을 당했다. 원정길에 오르면서 잠을 잘못 잔 탓에 목에 담이 결렸다. 3차전을 앞두고 타격훈련도 소화하지 못하며 몸을 아꼈지만 결국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2타수 무안타에 그친 채 경기 도중인 5회 교체됐다. 이대호가 없는 소프트뱅크는 야쿠르트 야마다 데쓰토에게 3연타석 홈런을 얻어맞고 역전패를 당했다.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본 이대호는 4차전 투지를 살려 부상 투혼을 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타격과 수비훈련을 강행해 다시 선발로 출전해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4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야쿠르트에 분위기를 내줄 수 있는 시리즈 승부처에서 이대호의 존재 가치는 더 빛났다. 이대호는 이견이 없는 4차전 MVP였다.
이대호의 일본시리즈 개인 성적을 따져 봐도 놀랍다. 이대호는 4경기에서 타율 5할3푼8리(13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 2득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했다. 팀 내 타율 1위. 영양가도 엄청났다.
이대호에 이어 타율 5할로 2위인 호소카와 도오루는 백업 포수로 4차전만 출전해 얻은 성적이다. 이대호를 제외한 중심타선은 일본시리즈에서 부진했다. 3번 야나키타 유키(1할4푼3리)-5번 마쓰다 노부히로(1할8푼8리)-6번 나카무라 아키라(1할8푼8리) 모두 타율이 1할대에 머물렀다. 이대호가 묵직하게 중심을 잡지 않았다면 시리즈 3승은 거둘 수 없었다. 이대호의 3차전 공백 패배가 방증이다.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가운데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에 등극할 수 있을까. 이대호의 일본시리즈 MVP를 위해 남은 건 우승뿐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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