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역사교과서 총력전 펼치는 與野, 인신공격 만신창이장
입력 2015-10-28 16:36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후 다음달 5일로 예정된 확정 고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총력전에 나섰다. 여당은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동시에 민생 국회를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고 야당은 장외 홍보전을 한층 강화시켰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홍보버스 출정식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집필도 안됐는데 무슨 친일·독재 미화냐고 말한다. 그러나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습니까”라며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청와대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현행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와 관련해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은 무속인이 아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들이 3년째 대동소이한 시정연설을 들었다”며 대통령의 독특한 화법 때문에 연설을 듣다보면 정신적인 분열현상까지 경험하게 된다”고 비난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두고 일부 언론 지적에 따르면 양손에 손바닥을 닿지 않은 매우 무성의한 박수를 쳤다고 한다”며 새누리당 최고 존엄에 대한 박수치고는 너무 무성의했다. 여권의 2인자 자리도 곧 쫓겨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비꼬았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함께 국정화 저지 3자 연석회의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이동식 역사교과서 체험관으로 꾸민 홍보버스를 이용해 수도권을 시작으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전국 홍보투어에 나섰다. 야당은 국정화가 강행된다고 하더라도 관련 문제를 다음 총·대선까지 쟁점 공약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다음달 확정고시가 발표되면 이에 대한 헌법소원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이러한 공세에 대해 당 중앙위가 ‘역사 바로 세우기 토론회를 열고 사무처에서 ‘올바른 역사연구모임 발족식을 갖는 등 여론 맞불작전을 놓았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입법과제를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이날 여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는 현행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지적함과 함께 민생 경제 현안에 대한 야당의 협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공개 회의만 1시간을 넘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김무성 대표는 4대개혁과 경제활성화법 처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 특히 노동개혁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맞물린 가장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경제활성화를 얘기했지만 야당에서는 민생의 간절한 외침이나 대통령에 대한 예우까지 어느 것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야당의 길거리 정치와 장외투쟁은 민생 우선이 아니라 민생 도탄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의진 대변인은 야당의 시정연설 비판을 두고 연일 막말정치, 욕설공세를 이어가는 야당 소속 의원들의 태도에 큰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며 정신분열까지 경험했다고 하니 전문의인 제가 직접 달려가 진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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