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로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지 3년 째가 되는데요.
이 법을 통해 집창촌과 유흥업소 등 윤락업을 하던 많은 여성들이 자활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수 년간의 어두운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두 여성을 저희 취재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질문 1) 강호형 기자. 과거 성매매업에 종사했던 분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1)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픈 기억을 들추는 데다 주위의 눈도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성매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옛 동료들에게 꼭 전할 말이 있다며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고 밖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꼭 얘기해 주고 싶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용기를 내 주신 분들은 두명이었는데요. 일단 들어보시죠.
인터뷰 : 김선영(가명)-"거기 있을 때만 해도 혼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막상 나와 보니 내가 혼자만은 아니라는 거 주위에 바라보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겠더라구요. 거기 있으면서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와서 마음을 조금만 열어줬으면.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인터뷰 : 박민희(가명)- "새 마음으로 산다는 마음으로 저희같이 밝은 미래로 밝은 세상으로 찾아 나왔으면 좋겠어요. 물질적으로는 힘들지만 굶어죽는 사람은 없거든요.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도 많으니까"
질문 2)
정말 간절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성매매에 나서게 됐던 것은 역시 '돈'때문이었겠죠?
기자 2)
우선 김 씨의 경우 스물 한 살에 집창촌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과 쉽게 돈을 벌려고 2년 동안 유흥 업소를 떠돌다 더 큰 돈을 만지기 위해 집창촌으로 들어간 겁니다.
실제로 김 씨는 집창촌에서 일하면서 월 수입이 수백만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쉽게 돈을 벌어 보려는 욕심 때문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김씨는 다른 것을 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마흔 후반에 성매매업을 하게 된 박 씨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 박민희(가명) - "사업을 실패하고 아는 동생이 거기 가면 생활(생계)할 수 있다고 해서 갔다. 거기를 가야하나 무진장 고민했다. 세번 네번 갔다가 다시 오곤 했다. 하지만 애들이랑 먹고 살아야 하니까...다른 일은 찾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너무 너무 힘들었다. 다른 데를 알아봐도 마흔 다섯살 위로는 받는 곳이 없었다. 식당에서조차 나이먹은 사람은 받지 않았다.
자식과 함께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다른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이들 두 여성이 그렇게 오랜 기간 성매매 업소를 벗어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기자 3)
네 김 씨는 8년, 박 씨는 4년을 성매매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들은 그 생활이 너무 힘들어 수시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 김선영(가명) - "빚이 있으니 옮기지 못한다. 하루에 열 두 번도 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 생각을 많이 했다. 빨리 벗어나서 내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 없이 했다.
인터뷰 : 박민희(가명) - "가서 보니 너무 힘들고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애들을 가르쳐야 하니까...애들이랑 생계를 해결하기는 했지만 희망이 없고 너무 어두운 곳이었다"
이들이 이렇게 힘든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던 건 바로 올가미 같은 빚 때문입니다.
여성들이 성매매업에 처음 발을 디딜 때는 대부분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입니다.
손님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옷사고 치장 하려면 당연히 돈이 필요하지만 빌릴 곳은 성매매 업소 말고는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업소의 이자가 월 20~30%에 달하는 살인적인 고금리였다는 겁니다. 아무리 벌어도 자신의 손에 남는 것은 없는 구조라는 거죠.
인터뷰 : 김선영(가명) - "업소에서는 쉽게 돈을 만질 수 있다. 쉽게 빚지는 건 한순간이다. 발이 묶이면 빠지기 힘들다. 거기 생활 따라가다 보면 빚지게 된다. 빚이 있으면 이자 갚아야 하고 이자가 이자를 문다. 보통 100만원이면 월 이자가 30만원이다. 처음에 빚을 지게 되는 계기는 옷도 사야하고 (손님방에)자주 들어가야 하니까 남보다 옷, 머리 신경써야 하고 옷도 매일 바꿔야 하니까. 업소에서는 돈을 잘 빌려줬다"
질문 4)
안타깝네요. 여기서 우리 나라 성매매종사 여성들의 실태를 한 번 짚어 주시죠.
기자 4)
네. 성매매 종사 여성들 중 10대와 20대가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출하고 숙식을 위한 성매매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 중 80% 이상이 성병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도 나왔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성매매방지법 시행 후 3년 이상의 장기 종사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겁니다.
질문 5)
그래도 지금 이들은 자활 과정을 통해 새 삶을 찾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활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없나요?
실제로 수입이 그리 많지는 않을 텐데요.
기자 5)
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은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기 보다 일단 크게 안도하고 있었습니다.
희망이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 김선영(가명) -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매우 여러가지다. 자활센터에 직업, 취업, 창업 프로그램 다 있다. 내가 사회 나가서 창업하는 것까지 도와준다. 자기가 열심히만 하면 자격증따고 사회 생활하는데 충분히 지장없게 다 도와준다"
하지만 이들은 힘겹다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플로리스트 과정을 거의 마친 상태이고 가끔씩 외부 강의도 나간다는 김 씨의 월 수입은 70만원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아껴쓴다고 해도 사실상 부족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게 이들의 작지만 간절한 소망입니다.
마지막으로 들어보시죠.
인터뷰 : 박민희(가명) - "시작만 그러지 말고 우리가 혼자힘으로 일어나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어두운 곳에 있는 아가씨들이 활기차게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 나는 나이가 먹었지만 어린 아가씨들...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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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을 통해 집창촌과 유흥업소 등 윤락업을 하던 많은 여성들이 자활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수 년간의 어두운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두 여성을 저희 취재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질문 1) 강호형 기자. 과거 성매매업에 종사했던 분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1)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픈 기억을 들추는 데다 주위의 눈도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도 성매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옛 동료들에게 꼭 전할 말이 있다며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당신들은 혼자가 아니고 밖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꼭 얘기해 주고 싶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용기를 내 주신 분들은 두명이었는데요. 일단 들어보시죠.
인터뷰 : 김선영(가명)-"거기 있을 때만 해도 혼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막상 나와 보니 내가 혼자만은 아니라는 거 주위에 바라보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겠더라구요. 거기 있으면서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와서 마음을 조금만 열어줬으면.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인터뷰 : 박민희(가명)- "새 마음으로 산다는 마음으로 저희같이 밝은 미래로 밝은 세상으로 찾아 나왔으면 좋겠어요. 물질적으로는 힘들지만 굶어죽는 사람은 없거든요.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도 많으니까"
질문 2)
정말 간절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성매매에 나서게 됐던 것은 역시 '돈'때문이었겠죠?
기자 2)
우선 김 씨의 경우 스물 한 살에 집창촌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과 쉽게 돈을 벌려고 2년 동안 유흥 업소를 떠돌다 더 큰 돈을 만지기 위해 집창촌으로 들어간 겁니다.
실제로 김 씨는 집창촌에서 일하면서 월 수입이 수백만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쉽게 돈을 벌어 보려는 욕심 때문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김씨는 다른 것을 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마흔 후반에 성매매업을 하게 된 박 씨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 박민희(가명) - "사업을 실패하고 아는 동생이 거기 가면 생활(생계)할 수 있다고 해서 갔다. 거기를 가야하나 무진장 고민했다. 세번 네번 갔다가 다시 오곤 했다. 하지만 애들이랑 먹고 살아야 하니까...다른 일은 찾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너무 너무 힘들었다. 다른 데를 알아봐도 마흔 다섯살 위로는 받는 곳이 없었다. 식당에서조차 나이먹은 사람은 받지 않았다.
자식과 함께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다른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이들 두 여성이 그렇게 오랜 기간 성매매 업소를 벗어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기자 3)
네 김 씨는 8년, 박 씨는 4년을 성매매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들은 그 생활이 너무 힘들어 수시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 김선영(가명) - "빚이 있으니 옮기지 못한다. 하루에 열 두 번도 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 생각을 많이 했다. 빨리 벗어나서 내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 없이 했다.
인터뷰 : 박민희(가명) - "가서 보니 너무 힘들고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애들을 가르쳐야 하니까...애들이랑 생계를 해결하기는 했지만 희망이 없고 너무 어두운 곳이었다"
이들이 이렇게 힘든 생활을 벗어날 수 없었던 건 바로 올가미 같은 빚 때문입니다.
여성들이 성매매업에 처음 발을 디딜 때는 대부분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입니다.
손님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옷사고 치장 하려면 당연히 돈이 필요하지만 빌릴 곳은 성매매 업소 말고는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업소의 이자가 월 20~30%에 달하는 살인적인 고금리였다는 겁니다. 아무리 벌어도 자신의 손에 남는 것은 없는 구조라는 거죠.
인터뷰 : 김선영(가명) - "업소에서는 쉽게 돈을 만질 수 있다. 쉽게 빚지는 건 한순간이다. 발이 묶이면 빠지기 힘들다. 거기 생활 따라가다 보면 빚지게 된다. 빚이 있으면 이자 갚아야 하고 이자가 이자를 문다. 보통 100만원이면 월 이자가 30만원이다. 처음에 빚을 지게 되는 계기는 옷도 사야하고 (손님방에)자주 들어가야 하니까 남보다 옷, 머리 신경써야 하고 옷도 매일 바꿔야 하니까. 업소에서는 돈을 잘 빌려줬다"
질문 4)
안타깝네요. 여기서 우리 나라 성매매종사 여성들의 실태를 한 번 짚어 주시죠.
기자 4)
네. 성매매 종사 여성들 중 10대와 20대가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10대 청소년들이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출하고 숙식을 위한 성매매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 중 80% 이상이 성병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도 나왔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성매매방지법 시행 후 3년 이상의 장기 종사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겁니다.
질문 5)
그래도 지금 이들은 자활 과정을 통해 새 삶을 찾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활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없나요?
실제로 수입이 그리 많지는 않을 텐데요.
기자 5)
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은 현재에 만족하고 있다기 보다 일단 크게 안도하고 있었습니다.
희망이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 김선영(가명) -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매우 여러가지다. 자활센터에 직업, 취업, 창업 프로그램 다 있다. 내가 사회 나가서 창업하는 것까지 도와준다. 자기가 열심히만 하면 자격증따고 사회 생활하는데 충분히 지장없게 다 도와준다"
하지만 이들은 힘겹다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플로리스트 과정을 거의 마친 상태이고 가끔씩 외부 강의도 나간다는 김 씨의 월 수입은 70만원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아껴쓴다고 해도 사실상 부족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게 이들의 작지만 간절한 소망입니다.
마지막으로 들어보시죠.
인터뷰 : 박민희(가명) - "시작만 그러지 말고 우리가 혼자힘으로 일어나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아직까지 어두운 곳에 있는 아가씨들이 활기차게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 나는 나이가 먹었지만 어린 아가씨들...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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