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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나운서] 김지연 아나운서, 그림에 푹 빠지다
입력 2015-10-28 15:01 
디자인= 이주영
‘아나운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혹은 아나테이너죠! 그러나 이들의 ‘진짜 사는 얘기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똑 부러진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드로 보여드립니다. 이들의 얘기에 ‘아(AH)!하고 무릎 탁 칠 준비됐나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김지연 아나운서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전시에서 도슨트를 맡게 된 것. 아나운서 타이틀을 내려두고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힐링하고 싶다는 그에게 여러 얘기를 들어봤다.



◇ 키워드 총평 : 김지연, 이번엔 미술전도사 어때요?

키워드1. 간송전 도슨트

이번 간송전엔 꽃, 고양이. 개, 동물들이 나오는 고려후기부터 조선후기의 그림들이 전시돼요. 간송이 모았던 그림을 갖고 전시하죠. SBS에서 제가 미술공부 한 걸 알아서 도슨트를 해보겠느냐고 제안했어요. 저도 평소에 한번 해보고 싶었고요. 그동안 SBS ‘컬처클럽을 진행하면서 현대미술은 특정소비층이 있지만, 고미술이나 국악은 많은 분이 다가가기 힘들어 하는 게 늘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저라도 그 길을 터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간송전이 이런 작품들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해요. 그 당시 사람들도 지금 우리처럼 그림을 통해서 욕망을 드러내거나 힐링하고 싶어했거든요? 또 화가 중 특이한 사람도 많았고요. 그런 걸 상상하면서 보면 더 재밌을 거예요. 물론 제 수준이 깊이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제가 재밌었던 것 위주로 함께 듣고 싶어 마련한 시간이니 많이 오셔서 함께 즐겨주세요. 11월부터 매주 금요일 7-8시에 진행된답니다.”

키워드2. 미술사학도 김지연

애초 대학 재학 시절부터 미술 사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주저없이 대학원에 진학했다. 아나운서와 병행하면서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아나운서가 되고 미술 공부와 한동안 멀어졌다가 문득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원은 누구나 권태기가 오잖아요? 하하. 방송으로 날마다 소진되는 게 있는데 채워지는 게 없어서 목이 말랐거든요. 때마침 시간도 학교와 맞출 수 있어 미술사학과 대학원을 갔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근데 졸업 시험과 논문 내야 하는 때에 결혼을 하는 바람에 결국 수료에만 그쳤어요. 그래도 아쉽지 않아요. 오히려 제가 굉장히 기특했죠. 지금도 그림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해요. 지치고 짜증날 때 돌파구가 되거든요.”

키워드3. ‘좋은 아침의 안방마님

그는 SBS ‘좋은 아침의 안방마님으로 활약 중이다. 정제된 입담과 친근한 진행으로 주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일반 주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사실 생활 정보예요. 어떻게 맛있게 만들까, 청소를 더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거죠. ‘좋은 아침은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는데 진짜 주부인 제 입장에서도 이득인 것 같아요. 집에 가져가는 정보가 많거든요. 저처럼 평범한 주부들이 궁금해하는 것도 이런 정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다 아우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친밀한 매력이죠. ‘좋은아침은 시청자와 똑같은 입장에서 다가가야 편한 것 같아요.”

사진=SBS


키워드4. 15년차 아나운서

2001년 입사해 벌써 15년차에 접어든 중견 아나운서다. 자신도 그 시간이 믿기지 않는다며 새내기 때와 지금을 비교했다.

입사 때보다 외모를 잃었지만 원숙함을 얻은 것 같아요. 하하하. 그땐 화면에 실물보다 제대로 안 나왔는데 어느 정도 카메라에 서서 그런지 많이 좋아진 듯 하거든요. 직업적 만족도도 지금이 너무 좋아요. 안정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방송이 많이 편해졌어요. 예전엔 카메라 앞에서 날 표현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이젠 뉴스나 방송을 오래하다 보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진 것 같아요.”

키워드5. 돌아온 길을 되짚다

혹시 아쉬운 건 없냐고 물으니 그는 주저없이 고개를 저었다.

돌아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다 해왔던 것 같아요. ‘컬처클럽도 내가 직접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고, ‘좋은 아침은 결혼한 여자 아나운서가 정보도 얻고 즐겁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잖아요? 그것보다 제가 고민하는 건 후배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예요. 15년차라서 단순힌 내 앞길만 걱정할 수만은 없는 것 같아요. 여자 아나운서가 나이 들수록 할 수 있는 방송이 줄어드니,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많아요. 상황을 탓하기 보단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키워드6. 슈퍼맘은 힘들어

당당하던 그도 엄마, 아내라는 단어가 나오니 고개를 슬며시 숙인다. 점수로 환산해달라고 하니 자신 없는 미소를 지었다.

점수가 낮죠. 아이들 생각하면 굉장히 우울해져요. 남편에게도 미안하고요. 남편 출근 시각이 일러서 아침을 한 번도 챙겨준 적이 없거든요. 다만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해요. 하하. 아무래도 현실적으론 슈퍼맘이 되려면 몸이 정말 힘든 것 같아요. 결국엔 탈이 한 번 나서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말죠. 아등바등해서 일주일을 신경 못 쓰는 것보다 차라리 내 시간 내에서 충실하게 임하자, 아이들에게도 1시간이라도 밀도 있게 최선을 다하자. 요즘 제 생각입니다.”

[김지연은 누구?] 1978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SBS 9기 공채아나운서로 방송가에 발을 내디뎠다. ‘컬처클럽 ‘좋은 아침 ‘뉴스 퍼레이드 등을 진행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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