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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디지털 리마스터링’③] “긴 수작업 속 완본 완성될 때가 가장 뿌듯”
입력 2015-10-28 13:36 
사진=손진아 기자
[MBN스타 손진아 기자] 과거 흥행했던 영화들이 줄줄이 재개봉하며 관객을 찾고 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 중인 추억의 영화들은 화질과 음향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한국 고전 영화는 아날로그 필름을 여러 가지 용도로 볼 수 있게 디지털로 가공해주는 한국영상자료원 보존기술센터의 작업을 거쳐 새 단장된다. 2006년 국내 최초 실사극영화 복원작인 ‘열녀문(1962)을 시작으로 ‘미성(1936), ‘시집가는 날(1956), ‘하녀(1960), ‘검은 머리(1964), ‘연산군(1961), ‘서울의 지붕밑(1961), ‘빨간 마후라(1964), ‘검사와 여선생(1948), ‘오발탄(1961) 등 다양한 작품이 디지털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영상자료원 보존기술센터 손기수 차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하는 영화의 기준이 있나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수 영화, 작품이 좋은 영화다. 한국영화 100선이나 전문가를 통해서 좋은 작품을 고른다. 또 하나는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필름만 있는 작품이다. 보통 촬영할 때 쓴 필름과 상영할 때 사용하는 필름이 따로 있는데 원본만 있는 작품들이 간간히 있다. 그럼 그걸 디지털화 시켜 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은 1편당 얼마나 걸리나요?

‘하녀로 예를 들었을 때 작업 시간, 재개봉을 염두 해두었기 때문에 더 깔끔하게 만들어야했다. ‘하녀 같은 경우 기간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보니 2년 정도 걸렸다. ‘하녀는 오래 걸린 케이스다. 영상자료원에서 복원한 작품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16편 했다. 1년에 1~2편을 한 셈이다.

#.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한국영상자료원이 서초동에서 상암동으로 넘어올 때 필름 스캔할 수 있는 장비, 편집할 수 있는 장비 등을 맞추어 본격적으로 디지털화를 시작하게 됐다. 상암에서 본격적으로 한 첫 번째 작품이 ‘부라는 작품이다. 특수하게 촬영된 필름이 있었는데 볼 수 있는 필름이 아니었다. 음화도 정상적인 게 아니었고, 반씩 촬영한 하프필름이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던 작품이지만 특수한 걸 전문적으로, 본격적으로 작업했던 작품이다. 자료원에 20년째 근무를 하고 있는데 10년 조금 더 됐을 때 상암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그 작업을 하면서 그동안에 궁금증이 많이 풀릴 수 있었다.

#. 작업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한국 고전영화라고 하면 ‘비가 내린다 ‘입이 하나도 안맞는다라는 게 있다. 자료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우리가 만든 영화니까 한 번 보자였는데 실제 작업을 하다보니까 꼭 그런 게 아니더라. 결국은 금전적인 논리였다. 원래 사운드가 안 맞는 것도 아니었고 필름이 여러 종류가 있는데 종류가 많다 할지라도 돈이 많이 들다보니 조금 더 편한 것으로 균형을 맞춰서 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 작업할 때 가능하면 필름이 여러 종류가 있으면 어떤 게 제일 깨끗한가를 본다. 중간 중간 스토리 연결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족한 부분을 껴 맞춰주고 사운드 싱크도 맞춰주는 것도 중점을 둔다. 그렇다보면 예전에 봤던 영화와 전혀 다른 영화가 되기도 하더라. 원작에 얼마나 충실하게 갈 것이냐, 얼마나 보기 좋게 만들 것이냐를 생각한다.

#. 작업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완본 만들어질 때가 가장 뿌듯하다. ‘삼포가는 길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쭉 보다보니 스토리가 안 맞는 부분이 있더라. 과거에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을 살리면서도 최대한 원본과 비슷하게 가려고 한다.
사진=손진아 기자

#. 작업 현장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단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정말 복잡한 과정을 두 사람이 나눠서 하고 있다. 원래대로 하면 필름 스캔하는 사람 따로, 음향 스캔하는 사람 따로, 복원하는 사람 따로. 언뜻 따져 봐도 5~6명 되야 하지만 보통 2명이서 나눠 한다.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맡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보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복원되는 필름을 디지털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많은 수작업을 거치고 있다.

#.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만의 특징이나 강점이 있다면?

보기 좋게 복원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감독 입장에선 과거에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편집 때문에 생긴 왜곡된 영화를 다시 찾아주게 하는 의미도 가질 수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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