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콜 택시 바람이 거세다. 기존 전화로 하는 콜 택시에서 모바일을 활용한 콜 택시로 택시시장이 급격히 옮아가고 있다.
카카오택시로 바람몰이에 성공한 카카오는 지난 20일 고급택시 호출을 위한 ‘카카오택시 블랙 서비스를 발표했다. 카카오택시의 경우 출시 200일 만에 누적 호출 수 3000만건, 기사 회원수 16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최대 택시 호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카카오택시의 경쟁력과 노하우·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고급택시 영역으로 확장해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급택시는 지난 9월 국토교통부의 관련법 개정으로 규제가 완화돼 새로 도입되는 서비스다.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와 달리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 택시 표시 설비 등의 설치 없이 호출·예약제로만 운행 가능하다. 요금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카카오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주식회사 하이엔과 지난 8월 ‘고급택시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사 모집과 교육·차량 수급·앱 개발 등을 진행해왔다. 서울택시조합은 서울 시내 택시 회사들의 고급택시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하이엔은 전문기사 교육 과정의 운영과 기사·차량 관리를 담당한다. 카카오는 이렇게 마련된 고급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다.
카카오는 우선 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 차량 약 100대와 하이엔의 전문 교육 과정을 수료한 200여 명의 기사로 이달말 시범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다. 차량 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생수·휴대폰 충전기 등 편의 물품이 비치된다.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은 카카오택시 앱 하나로 간편하게 이뤄진다.
카카오택시 승객용 iOS 및 안드로이드 앱 2.0 버전부터 이용할 수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한 후 택시 종류에서 ‘블랙을 선택하면 고급택시 호출이 가능하다. 기본요금은 8000원 수준이며, 카카오 자체 개발 미터기를 통해 거리시간 상호병산제로 계산된 요금이 최종 부과된다.
결제는 카카오가 독자 개발한 카카오페이 자동결제 모듈을 이용한다. 카카오택시 앱에서 택시 요금 결제에 이용할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 두면 카카오택시 블랙 탑승 건에 한해 하차 시점에 해당 카드에서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구조다.
초기에는 서울시가 출발지일 경우에 한해서만 호출할 수 있으며 향후 고급택시 운영 지자체의 확대에 맞춰 호출 가능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T맵 택시는 출시 6개월 만에 기사 회원 5만명, 승객용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350만건을 넘어섰다. 월간 사용자는 50만명이며 배차 성공률은 80%대로 높은 수준이다.
T맵 택시 역시 앱 내에서 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인 시럽 페이가 적용된다. 또 광범위한 이용자층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인 혜택이나 쿠폰 등 마케팅 전략을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스마트카드와 제휴해 최대 10%까지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택시업계 시장을 잠식한다는 우려를 씻기 위해 기존 콜택시 사업자와 연계한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선 서울 지역 콜택시 사업자인 나비콜·하나모범 등과 업무제휴를 맺고 시스템을 연동해 T맵 택시로 접수된 승객 콜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약 1만1000여명의 택시기사가 따로 T맵 택시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도 T맵 택시의 승객 콜 요청을 받으면서 차량 내 보유한 내비게이션 단말기 화면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됐다.
T맵 택시를 통한 콜 요청은 별도의 콜비와 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일반택시는 물론 모범택시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 이어 제휴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기·부산·대구·대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 출시 예정인 T맵 택시 2.0 버전에서 택시 요금 결제 기능과 요금할인을 제공해 서비스 이용 편의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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