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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인터뷰] 저, GK 장갑 다시 꼈습니다
입력 2015-10-26 07:01 
김진현은 2015AFC아시안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일조했다. 사진(호주 멜버른)=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부상 조심하고, 곧 보자.
발신자는 김봉수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였다. 2015EAFF동아시안컵 소집 전 주전 골키퍼로 거듭난 김진현(27, 세레소오사카)에게 몸 관리를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김진현은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동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한 지 이틀이 지난 7월22일 파지아노 오카야마와 경기 도중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상대 공격수와의 충돌로 오른쪽 쇄골을 크게 다쳤다. 동아시안컵 출전이 좌절했다. 대표팀은 이범영을 대체 발탁해 중국 우한으로 떠났다.
지난 24일 전화 인터뷰에서 김진현은 비가 와서 잔디, 공이 미끄러웠다. 크로스를 잡으려다 놓쳤고, 세컨볼을 쳐내려다가 상대 공격수와 부딪혔다. 다 내 실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골절한 쇄골뼈보다 아픈 건 마음이었다. 대표팀에서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를 허무하게 잃어버린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어요. 소속팀도 대표팀도 정말 중요한 시기였는데.”
‘그러게 조심하라니까…. 서두르지 말고 재활 잘해.

심리적으로 흔들리던 시기에 격려 메시지를 전달한 이는 김봉수 코치였다. 여기에 슈틸리케 감독이 거들었다. 9월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2차전을 마치고 김진현과 이정협이 부상으로 빠졌다. 빨리 회복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대표팀 이름으로 보내고 싶다. 두 선수를 절대 잊지 않겠다. 다음에도 함께 할 선수들"이라고 했다.
김진현은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하고 코가 찡했다. 슈틸리케 감독께서 생각지도 못하게 인터뷰에서 나를 언급하셨어요. 선수 입장에선 부상하면 급하게 복귀할 생각을 하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심리적으로 안정되죠. ‘재활 열심히 해서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겠다고 마음먹었죠.”
김진현은 부상 당시 ‘시즌 아웃 전망이 나돌았지만, 두 지도자의 격려와 소속팀의 배려, 다부진 복귀 의지가 맞물려 예상보다 빠르게 골키퍼 장갑을 다시 꼈다. 부상 석 달 뒤인 10월20일 세레소 자체 청백전에 출전해 복귀를 알렸다.
다친 쇄골 부위에 핀이 박혔어요. 의사가 말하길 반년에서 1년 동안은 끼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활동하는 데는 문제 없어요. 수술 후 재활을 잘해서 통증도 없고요. 좋았을 때를 ‘100이라 치면 지금은 ‘80 정도의 몸 상태인 것 같아요. 지금은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고 느껴요.”
복귀일은 확정했을까. 아직이요. 닥터는 ‘OK 했는데, 감독님이 결정해야 뛸 수 있겠죠.” 김진현은 24일 카마타마레 사누키전을 일단 관중석에서 관전했다. 이날 세레소는 0-0 비겼다. 38라운드 현재 승점 63으로 4위. 자동 승격하는 2위 주빌로이와타(승점 72)와 9점 차다. 3~6위는 플레이오프로 승격팀을 가린다. 세레소 목표는 당연히 자동 승격이고, 남은 4경기에서 반전을 준비 중이다. 김진현은 구단은 서두르지 않는다. 빨리 복귀하고 싶은 건 바로 나”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조금만 기다리면 대표팀 장갑을 낀 김진현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MK스포츠 DB

김진현의 부상 복귀는 파울로 아우투오리 세레소 감독뿐 아니라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낭보다. 그는 2015AFC아시안컵 전후 공중볼 장악에 능하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점에 큰 점수를 줬던 골키퍼였다. 돌아오면 대표팀 골키퍼의 무게가 늘어난다.
아무리 슈틸리케 감독과 김 코치가 애지중지하는 골키퍼여도 11월12일과 17일 미얀마(홈)&라오스(원정)와 월드컵 2차예선 5~6차전에 출전하려면 명단 발표하는 11월2일 전까지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춰야 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11월 A매치에는 불참할 것이 유력하다. 내년 3월24일과 29일 레바논&쿠웨이트(이상 홈)전을 노려야 할 듯싶다.
김진현도 서두를 생각은 없다. 대표팀은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몸도 몸이지만,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발탁하지 않는다. 지금은 (김)승규, (정)성룡이 형 모두 듬직하게 잘 해주고 있다. 소속팀 경기부터 복귀한 다음 대표팀 문을 열고 싶다. 그리고 다시 소집할 경우 피할 수 없는 주전 경쟁을 다시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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