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상봉 마지막 밤…65년 만에 꽃신 선물
입력 2015-10-26 07:00  | 수정 2015-10-26 07:10
【 앵커멘트 】
남북 이산가족들은 어제 숙소에서 비공개 상봉을 갖는 등 긴 이별의 아픔을 보듬었습니다.
우리 측 최고령 구상연 할아버지는 두 딸에게 65년 전 약속했던 꽃신을 안겨줬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딸들에게 약속했던 꽃신 두 켤레.

아버지는 65년 전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켰습니다.

▶ 인터뷰 : 구상연 / 남측 이산가족 (98세)
- "고추 팔아서 아이들 신발도 사주고 하라고 부탁을 하고 나왔거든요."

헤어질 당시 4살, 7살이었던 두 딸은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꽃신 선물을 받고, 기쁨에 겨워 한껏 노래를 불러드리지만,

(현장음) "반갑습니다"

98살의 아버지 귀에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아버지 들리나, 노래하는 소리 들리나. 들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가족도 있습니다.

92살 한원자 할머니는 북에 놓고 왔던 자신의 결혼 사진을 남동생에게서 건네 받았습니다.

▶ 인터뷰 : 한원자 할머니의 딸
- "이 때가 어머니 20살? 아버지는 21살?"

생전 처음 만난 북녘의 사촌들과 찍는 기념사진.

▶ 인터뷰 : 심금섭 / 남측 이산가족
- "완전히 닮으셨잖아. 근데 제가 더 신기한 게 뭐냐면, 이 이마 봐요. 이마가 완전 (똑같아요.)"

이렇게 닮은 혈육과 다시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물을 쏟아집니다.

"가슴이 아파요."

65년을 기다린 재회의 시간이지만, 우리 측 최고령 98살 이석주 할아버지와 북측 김정옥 할머니가 건강문제로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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