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주하의 진실] 이산상봉 이모저모
입력 2015-10-21 20:59  | 수정 2015-10-21 21:20
이틀째 맞은 이산가족 상봉. 아까 뉴스 초기에 가족들의 상봉 모습은 보여드렸는데 사실 이외에도 현지에 가 있는 기자들만 보고 듣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단의 뒷이야기를 좀 들어볼까요? 정치부 김태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인사)

출연
김태일 / 정치부 기자

-앵커
기자들이 남측 기자들만 온 건 아니죠?

=김태일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금강산 현지에 남측 기자 29명 그리고 북측 기자 13명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취지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북측 기자들의 질문이 좀 많습니다.

-앵커
어떤 질문을 하던가요?

=김태일 기자
과연 내년에 남한에 총선이 있는데 여당이 이길 것 같으냐, 야당이 이길 것 같으냐. 이런 질문도 하고요. 요즘에 남한 신문을 보니까 국정화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연 국정화가 뭐냐. 그래서 우리 남한에서 우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관심을 좀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기자들이 우리 측, 남측 신문을 읽는다는 이야기네요?

=김태일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도 이제 기사를 쓸 때 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를 수신을 해서 이제 기사를 참고하는 것처럼 북한의 기자들도 우리 신문이나 방송을 모니터링하면서 기사 작성에 도움을 받고.

-앵커
사람들은 무엇을 취재하던가요, 주로?

=김태일 기자
북측 기자들은 좀 단순합니다. 북측의 이산가족들이 가지고 오는 표창이나 이런 훈장들을 펼쳐보이면서 설명을 하면.

-앵커
아, 가족들한테 이제 자랑을 하면서.

=김태일 기자
네, 그렇습니다. 거기 모여서 사진도 찍고 나오는 이야기들도 받아 적고 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제 사실 좀 이상했습니다. 외국에서 취재를 해도 그렇게 화면이 늦게 남측에 도착하지를 않는데 어제는 굉장히 늦게 왔어요. 8시 넘어서 들어왔기 때문에 저희가 사실 급했지 않습니까?

=김태일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첫 상봉을 저희 기자들이 촬영을 해서 다시 남북 출입사무소로 내려옵니다. 거쳐서 송출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북측에서 이 영상을 먼저 검열을 좀 해야겠다. 이렇게 나와서 실랑이를 벌이다가 3시간 반 정도 지체가 돼서 저희가 8시가 넘어서 시청자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 기자들이 상봉장에 늦게 도착했다면서요. 기자들이 지각을 하면 어떻게 합니까?

=김태일 기자
속초에서 떠나서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서 금강산을 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북측에서 우리 기자들의 노트북을 검열을 하겠다, 이렇게 나온 겁니다.

-앵커
29명 전체를요?

=김태일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이산가족들이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어서 이산가족들이 먼저 출발을 하고 그리고 기자들은 나중에 30분 뒤에 금강산에 도착을 했었죠.

-앵커
뭘 찾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까?

=김태일 기자
그 안에 어떤 정치적인 이런 문서들이 있는지, 체제에 대해서 비판하는 이런 문서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좀 검열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죠.

-앵커
기자들이 이산가족 상봉이 끝나는 것을 굉장히 아쉬워한다는 후문을 들었습니다.

=김태일 기자
네, 오늘 오찬장에서 이산가족들보다 더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앵커
이분인가 봅니다.

=김태일 기자
바로 화면에 보시는 양윤미 양인데요. 북한의 접대원입니다.

-앵커
굉장히 어려보입니다.

=김태일 기자
특히나 이 양윤미 양이 저희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이 된 거죠. 그래서 이산가족들이나 기자들이 질문을 해도 옅은 미소만 띠면서 대답도 하지 않다가 몇 살이냐고 물어봤더니 18살입니다 하고 이 한마디의 대답을 한 거고요.

-앵커
그리고 영상을 제가 보니까 음식들도 굉장히 맛난 게 많더라고요.

=김태일 기자
어제저녁 만찬 같은 경우에서는 남측에서 준비를 했고요, 음식을. 오늘 오찬 같은 경우에는 북측에서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이름들이 다 어렵습니다. 혹시 배향단물이라고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앵커
아니요, 처음 듣습니다.

=김태일 기자
이게 바로 배 맛이 나는 주스인데요. 북한에서는 자연의 고유의 맛을 전달해 드립니다, 이렇게 자랑을 합니다. 그러면서 어제 우리 측에서 준비한 음식과 비교를 하는데 남측 음식은 자연의 맛이 나지 않고 첨가물 맛이 많이 나더라.

-앵커
MSG 이야기를 지금 하는 거죠?

=김태일 기자
그래서 건강에 좀 좋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좀 했고요. 특히나 오늘 또 이 테이블에서 눈길을 끄는 게 은정차라는 차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혹시 어떤 차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앵커
사람의 이름도 아니고 은정차가 뭡니까?
=김태일 기자
녹차인데요. 원수님께서 은혜로 내려주신 차라고 그래서 은정차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제 어제 만찬을 좀 보면 이 테이블에 귤이 올라와 있었어요. 후식으로 귤이 올라와 있었는데 북측의 이산가족 중의 한 분이 이 귤을 이제 그냥 드시려고 하시더라고요.

-앵커
아, 껍질째?

=김태일 기자
그래서 왜 그냥 드시냐 여쭤봤더니 북한에서는 귤이 없어서 이 귤을 처음 본다. 그래서 먹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어제 까서, 귤은 까서 먹는다는 거다 처음 아시게 된 거죠.

-앵커
그리고 시간이 좀 바뀌었지 않습니까? 평양시라는 게 생겨서. 혼란은 없었습니까?

=김태일 기자
평양시라는 게 북한은 우리보다 30분 정도 늦게 시간을 쓰기 때문에 이산가족들이나 기자들이 처음에 금강산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이 이 손목시계를 30분을 늦춰놓은 일입니다. 그래야 북한 쪽에서 뭐 여러 가지 공지가 왔을 때 그 시간에 맞출 수가 있고요.

-앵커
어쨌든 친절하게 설명은 해 줬군요. 그리고 이제 꿈같은 이틀이 오늘 밤이면 끝나지 않습니까? 내일 돌아오는 건데 많이 아쉽겠어요, 가족들.

=김태일 기자
작별상봉은 당초에는 원래는 1시간 정도 진행을 하는데 이번에는 우리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서 2시간 진행을 합니다. 65년 이상의 세월이 1시간으로 어떻게 보상이 되겠습니까마는 1시간 더 늘어난 만큼 얼굴도 많이 보시고 손도 좀 많이 잡으시고 말씀도 많이 나누시고 그래서 건강하게 눈에 가족들 담고 건강하게 내려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벌써부터 짠합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태일 기자
고맙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