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상봉현장서 쓰러져…이산가족 고령화 심각
입력 2015-10-21 19:40  | 수정 2015-10-21 20:05
【 앵커멘트 】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이산가족 고령화 문제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팡이와 휠체어에 의지한 상봉자가 눈에 띄게 늘었고 심지어 가족과의 식사자리 전 쓰러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오전 비공개 개별상봉에 이어진 점심을 겸한 가족상봉.

오찬 장소로 향하던 북측 이산가족단 쪽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계단을 오르다 쓰러진 겁니다.

접대원과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연회장으로 들어오는 할아버지.


지팡이를 짚으며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상봉장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되다 보니 이산가족 신청자 6만 6천여 명 중 절반 이상이 80대가 넘습니다.

이번 1차 상봉에서도 북측 신청자 96명 가운데 무려 95명이 80대 이상입니다.

부모 세대 사망자가 늘면서, 1차 상봉에서 부모·자식 간 상봉은 5가족밖에 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오장균 / 남측 이산가족 (아버지 상봉)
- "65년 만입니다. 저도 이제 아버지 없는 자식이 아니고. 정말 살아주셔서 고마워요."

가족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다 숨지는 이산가족들이 해마다 4천 명에 육박해 20년쯤 뒤면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이 극소수에 불과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그리고 80세 이상 고령자 대상 특별상봉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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