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BK, ING생명 투자금 회수
입력 2015-10-21 17:44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인수 당시 조달한 대출금(인수금융)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착수했다. 최근 매각작업에 돌입한 코웨이가 같은 과정을 거친 점을 감안할 때 ING생명도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NG생명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MBK는 ING생명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금융투자 등을 대표 주선사로 선정하고 다음달까지 작업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MBK는 2013년 12월 ING생명 한국법인을 1조8400억원에 인수하며 지분 투자분 1조300억원을 제외한 8100억원을 KB국민은행 등 국내 금융사 대출로 조달한 바 있다. MBK는 이번 차환 과정에서 대출금을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4000억원 가까이 늘릴 계획인데 증액금 중 제반수수료를 제외한 대부분을 투자자들에게 배당 형태로 돌려줄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BK의 이번 ING생명 인수금융 차환은 자본구조재조정을 통해 펀드 투자자(LP)들에 대한 배당 재원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자본구조재조정이란 기업 경영권 인수 이후 인수금융 규모를 늘려 해당 증가분을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줘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금융 기법이다.

아울러 최근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현재 5%대 후반 수준인 ING생명 인수금융 금리가 차환을 통해 4%대로 1%포인트 넘게 낮아진다는 점도 MBK가 이번 차환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국내 금융사 한 관계자는 "MBK 인수 후 ING생명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간 만큼 대출 증액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NG생명 영업이익은 MBK 인수 시점 직전인 2013년 2537억원에서 지난해 3003억원으로 20% 가까이 늘어났으며 올해는 더 향상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ING생명 기업가치가 현재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자본구조재조정으로 ING생명이 조만간 매물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MBK는 최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코웨이에 대해서도 지난해 7월 자본구조재조정을 진행해 투자자들에게 3300억원을 돌려준 바 있다. IB업계에서는 MBK가 이르면 연내 ING생명 매각을 구체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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