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불안한 미국과 중국’ 영향에 기관·큰손 메자닌펀드로 몰린다
입력 2015-10-21 16:51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염려로 글로벌 투자시장에 불확실성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기관투자가와 개인 큰손들은 ‘메자닌(Mezzanine) 펀드 투자로 몰리고 있다. 메자닌은 본래 이탈리아어로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말하는데, 투자용어로서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를 의미한다. 시장이 불확실하거나 조정 받을 땐 채권으로 유지하다 상승 국면에서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발행받아 초과수익을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 동안 메자닌 사모펀드로 약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현대자산운용의 ‘시즌Ⅰ메자닌 시리즈다. 이 펀드는 5~6월 총 26개 펀드로 투자자들을 모았는데 합계 1048억원 자금이 몰렸다. 사모펀드는 개별 펀드당 49인까지만 투자가 가능해 여러개 펀드로 나눠서 투자자를 모은 것이다.
이 펀드는 올해초 KTB자산운용에서 독립한 선형렬 대표의 에이원투자자문이 운용 자문을 맡고 있다. 선 대표는 메자닌 투자에서 국내 최고수로 손꼽힌다. 파인아시아자산운용 등과 손잡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자금을 모집한 ‘시즌Ⅱ 메자닌 펀드 시리즈에도 이번주까지 약 70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투자 성과도 좋은 편이다. KTB운용이 지난해 출시한 ‘KTB메짜닌 펀드는 최근 1년 26%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기업 CB와 BW에 투자하는 ‘KB메자닌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무려 148%에 달하고, 대신자산운용이 유럽 기업 CB에 투자하는 ‘대신유럽전환사채 펀드도 최근 1년 수익률 5.22%를 기록하고 있다. 메자닌 펀드의 경우 보통 투자자 모집에 한두달이 소요되고 채권으로 보유하다가 시장 상황에 변화가 있을때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수익을 내기 구조이기 때문에 설정 이후 최소 6개월은 지나야 본격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국내 기업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는 거의 대부분 사모로만 출시돼 있어 일반 소액 투자자들은 접근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공모로 발행되는 CB나 BW는 대부분 사모시장에서 소화가 안되기 때문에 공모로 가는 것이라 투자 성과가 좋을 수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 중국 등 해외 기업 메자닌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1월 출시된 ‘KB롬바드오디에글로벌전환사채 펀드를 시작으로 5개 펀드가 공모로 설정돼 있다. 아직까지 일반 투자자들의 메자닌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지는 않아 합계 설정액은 약 1600억원 규모다.
해외 공모 메자닌 펀드의 성과는 매우 안정적이다. ‘도이치글로벌전환사채, ‘KB롬바드오디에글로벌전환사채, ‘JP모간글로벌전환사채 등 설정된 지 1년 이상 지난 3개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이 모두 9% 안팎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1.5% 안팎으로 조정국면에서도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
선형렬 대표는 최근 국내 회사채 발행 시장이 냉각되면서 이전보다 우량한 기업들의 CB나 BW 발행이 늘어나고 있어 메자닌 투자 성과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면서 국내 메자닌 투자 시장도 선진국처럼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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