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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안전불감증’①] 여전히, 방송가는 ‘안전불감증’ 지대
입력 2015-10-21 14:21 
사진=SBS "더 레이서" / MBC "섹션TV연예통신"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전제일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방송가는 아직도 ‘안전불감증에 노출돼 있다.

지난 달 그룹 여자친구는 일명 ‘꽈당 사건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9월5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SBS 라디오 ‘박영진 박지선의 명량특급 공개방송에 여자친구는 ‘오늘부터 우리는 노래로 무대를 꾸몄다. 문제는 주룩주룩 내리는 비였다. 이들은 내리는 비에도 군무를 펼쳤고, 자그마치 8번이나 넘어지면서도 끝까지 무대를 마쳤다.

이후 여자친구의 근성에 많은 누리꾼들의 칭찬과 응원이 봇물을 이뤘지만, 무대를 오르는 가수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무대 관계자들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지만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여자친구 멤버들의 부상은 없었지만 무대관리 소홀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처럼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은 방송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달 11일 방송된 SBS ‘정글의 법칙-in 니카라과(이하 ‘정글의 법칙)에서는 15m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물론 억지로 시키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이엑스아이디(EXID) 하니가 수면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아파하는 장면이나 겁에 질린 표정이 그대로 방송돼 후에 ‘꼭 나왔어야 했냐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SBS ‘더 레이서에는 차량 사고가 그대로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지난 달 12일 방송에서 니엘과 추성훈의 차량이 충돌하고 이후 정다래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정다래의 차량은 거의 반파가 됐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는데, 시청자들은 선수들보다 짧은 시간 훈련을 받은 연예인들이 무리한 경쟁을 펼치는 과정이 지적을 받았던 터라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프로그램 속에서 위험한 장면들이 연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방송 촬영 현장의 각종 사고가 ‘안전불감증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올해 초 한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하녀들은 1회 방송 이후 세트장 화재로 연출부 스크립터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달 가량 촬영을 멈추고 사고 수습에 매진했지만 촬영 현장의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사진=MBC "화정" / "여왕의 꽃" 포스터


MBC 드라마 ‘화정과 ‘여왕의 꽃은 스태프들의 ‘건강 적신호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고들이 잇따랐다. ‘화정의 섭외 등을 담당했던 스태프 안 씨가 지난 1월 한 숙박업소에서 돌연사한 것과 더불어 5월에는 메인 PD인 김상호 PD가 협심증으로 수술을 하면서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했다.

자리를 비운 김 PD 대신 합류한 이재동 PD 또한 경기도 용인 드라미아 세트장에서 이동 중 발을 헛디뎌 척추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여왕의 꽃의 편집에 참여한 40대 영상편집기사 A씨는 작업 도중 졸도해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바쁜 방송 촬영 일정 때문에 스태프들이 건강을 돌보지 못하고 병원 신세를 져야했던 사례들이나 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진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방송가의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나 해결 방법은 거의 전무한 상황. 한 드라마 제작사 고위관계자는 빠듯한 시간과 예산에 맞춰 방송 분량을 찍어야하니 안전 문제는 뒤로 미뤄지게 마련이다. 기한과 예산이 방송 경력 ‘생존과 직결돼있어 건강이나 안전을 돌아볼 여유가 별로 없다”고 이를 안타까워했다.

또한 재미나 극적 상황을 시청자들에 전달하기 위해 별도의 편집 없이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브라운관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시청률을 위해 안전을 포기한 셈”이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따라하지 마시오”와 같은 가벼운 문구들은 시청자들의 ‘모방 위험을 덜어내기에는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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