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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2] 달감독은 ‘운’이라 했지만…결국은 ‘믿음의 보답’
입력 2015-10-19 21:58 
NC 다이노스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를 거둔 NC 김경문 감독이 홈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이는 것이 감독이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결국 선수들을 움직였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안타 빈공에 0-7로 완패한 뒤 선발 라인업을 바꾸지 않았다.
김 감독은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어제와 라인업은 똑같다. 이 선수들이 쳐야 된다.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이겠다”며 선수들이 1차전을 마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믿음이었다. 특히 1차전에서 뼈아픈 병살타로 기회를 날린 베테랑 내야수 손시헌에 대해서도 오히려 대타 기용을 제안한 취재진에 발끈하며 감쌌다. 김 감독은 1년 내내 주전으로 뛴 선수를 1경기를 위해 다른 선수를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잘라 말한 뒤 손시헌은 팀을 아낀 고참이다. 팀이 여기까지 온 것은 손시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예우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한 믿음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와 두산 선발 장원준이 환상적인 피칭으로 맞붙었다. 7회까지 무실점으로 팽팽히 맞섰다.
먼저 0의 균형을 깬 팀은 두산. 스튜어트가 8회초 1사 후 오재원에게 통한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스튜어트가 9이닝 동안 내준 3개의 안타 중 하나가 선제 홈런으로 이어진 것. 스튜어트의 투혼이 허무해질 시점에 NC 타선이 움직였다.
NC는 0-1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 손시헌이 바뀐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귀중한 기회를 만든 결정적 안타였다. 이날 멀티히트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손시헌은 대주자 최재원과 교체됐다. 김 감독의 믿음에 충분히 보답한 뒤였다.

이후 NC는 지석훈이 좌측 펜스 깊숙한 적시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지석훈은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김 감독의 절묘한 한 수가 나왔다. 김성욱 타석 때 3볼 이후 3루 주자 지석훈이 스타트를 끊은 것. 흔들리던 함덕주는 너무 높이 던져 어이없는 폭투를 저질렀고, 그 사이 지석훈이 홈을 훔쳤다. 극적인 2-1 역전 드라마가 써진 순간이었다.
NC는 1차전 완패 뒤 2차전 극적인 역전승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막판 집중력과 김 감독의 절묘한 한 수가 어우러진 짜릿한 작품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어제보다 선수들이 편하게 느껴졌다. 초반 병살타가 나왔는데도 역전승으로 1승1패를 거둬 홀가분하게 3차전에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부담감도 많이 덜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8회 역전을 위해 한 번 승부를 걸었다. 처음엔 번트를 생각했다가 카운트가 유리해져 승부수를 던졌는데 운 좋게 안타도 나오고 잘 들어맞았다.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기뻐했다.
19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5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2회말 1사에서 NC 손시헌이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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