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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2] 믿었던 함덕주의 붕괴, 어긋난 필승 시나리오
입력 2015-10-19 21:32  | 수정 2015-10-19 21:33
두산 불펜 투수 함덕주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김근한 기자] ‘캡틴의 극적인 한 방에 웃을 일만 남은 듯 했다. 하지만 그 환희는 불과 1이닝도 가지 못했다. 믿었던 필승조 함덕주의 붕괴로 두산의 필승 시나리오는 완전히 어긋났다.
두산은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KBO 플레이오프 NC와의 2차전서 1-2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동률을 이룬 두산은 찜찜한 마음으로 3차전을 준비한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선발 투수 장원준 다음으로 올라올 불펜진의 필승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장원준이 길게만 끌고 간다면 함덕주-이현승의 필승조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만약 장원준이 일찍 내려간다면 노경은과 진야곱을 먼저 기용한 뒤 함덕주를 중간 승부처에서 미리 올라갈 수도 있는 시나리오를 짰다.
경기는 7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질 정도로 팽팽했다. 장원준이 7회까지 NC 타선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장원준의 역투에 ‘캡틴이 응답했다. 오재원은 8회 NC 선발 투수 재크 스튜어트에게 선제 중월 솔로 홈런을 빼앗았다. 그간 부진을 털어내는 극적인 홈런이었다.
하지만 오재원의 짜릿한 손맛과 장원준의 승리는 1이닝도 채 가지 못했다. 두산은 시나리오대로 함덕주를 8회 곧바로 올렸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선두 타자 손시헌에 좌전 안타를 맞은 것.
불안함은 현실이 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단 1이닝만을 소화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한 함덕주였다. 첫 포스트시즌인 만큼 박빙의 승부를 결국 버티지 못 했다. 지석훈에게 던진 2구째 138km 빠른 공이 몰리면서 동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불과 공 7개 만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갑작스런 동점으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이어진 김태군의 희생 번트로 역전 주자는 3루까지 도달했다. 함덕주의 팔은 이미 말을 안 듣는 상태였다. 후속 김성욱에게 연이어 볼 2개를 던지더니 결국 일을 냈다. 지석훈이 갑작스럽게 홈으로 스타트를 끊자 함덕주가 던진 3구째 공이 포수 최재훈을 크게 넘기는 폭투로 이어졌다. 돌이킬 수 없었다. 지석훈은 유유히 홈을 밟고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함덕주는 더 이상 마운드에서 버틸 힘이 없었다. 두산 벤치는 곧바로 노경은을 함덕주 대신 마운드에 올렸다. 추가 실점은 없었으나 두산에게 남은 기회는 너무 적었다. 9회 마지막 공격마저 스튜어트에게 막히면서 완투승을 내줬다. 두산의 어긋난 필승 시나리오는 너무나도 뼈아팠다. 단순히 이날 하루 패배만이 아닌 남은 경기를 위한 함덕주의 회복이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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