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탄소규제로 친환경자재시장 확대"
입력 2015-10-19 17:16  | 수정 2015-10-19 19:53
"탄소 배출량을 줄인 그린 빌딩도 건축사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경제성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 규제로 그린 빌딩이 늘어나면 친환경 건축자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입니다."
친환경에너지 건축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로 손꼽히는 에드워드 마즈리아 아키텍처(architecture) 2030 대표(사진)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건축전시회 '한국건축산업대전 2015'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마즈리아 대표는 19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서울은 리모델링과 재건축 시점이 도래하는 낡은 빌딩들이 많기 때문에 향후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녹색 빌딩이 앞으로 화두가 될 것"이라며 "그린 빌딩을 통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아키텍처 2030은 건축을 통해 에너지 고갈과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비영리 싱크탱크다.
마즈리아 대표는 "도시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주범이 건물"이라며 "화석 연료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량이 제로(0)에 가까운 '탄소 제로 빌딩'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 제로 건축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에서도 관심이 거의 없었지만 기후 변화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뉴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탄소 배출을 확 줄이는 건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뉴욕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캐나다 밴쿠버, 호주 멜버른, 덴마크 코펜하겐 등도 향후 10년 또는 15년 이내에 탄소 제로 도시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반면 서울은 2020년과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각각 25%, 40%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친환경 건물에서의 건축사 역할을 강조했다.
마즈리아 대표는 "빌딩의 모양과 색상, 재료 등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이 천차만별인 만큼 건물을 기획·설계하는 건축사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현재보다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건축사의 사회적 책임 의식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 빌딩에 대한 '오해'도 짚었다. 그는 "건축사들이 흔히 건축주가 에너지 절감형 설계를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지만 이는 핑계"라며 "정해진 예산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설계안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 빌딩이 늘어나면 건축 자재도 친환경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만큼 제조 분야 등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즈리아 대표는 국내 건축사들의 탄소 제로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그린빌딩협의회와 손잡고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20일 '한국건축산업대전'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건축사들이 탄소 제로 건축을 통해 지구의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