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정교과서 채택 갈등은 범야권을 뭉치게 만들었다
입력 2015-10-19 15:28 

정부와 여당의 국정교과서 강행 방침에 범야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며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야권이 힘을 모아 국사 국정교과서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국정교과서를 매개로한 야권 결집이 향후 야권 재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찬양하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용납할 수 없다는 한 뜻으로 범야권이 모였다”면서 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정화 반대 1000만명 서명운동에 정당과 정파를 떠나 함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새누리당은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하루만에 철거하는 소동을 벌었다”면서 명백한 거짓말일 뿐 아니라 사실이라면 교과서 합격시키고 학교에 배포하게 해준 박근혜 정부가 물어나야할 일이라서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색깔론으로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잘못 짚었다”면서 걸핏하면 색깔론을 내세우는 새누리당은 제발에 걸려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야당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헌번질서를 역행하는 폭주를 하지 못하도록 야당이 분명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정의당이 진행하고 있는 10만 시민 불복종 운동을 더 확대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여기서 밀리면 매국노가 애국자로 둔갑하는 사회가될 것”이라면서 야권이 힘을 모아 공동대응해 역사 쿠데타를 저지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도 ‘국정교과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일본 아베 정권의 교과서 개악 시도를 막아낸 것이 교사의 교재 선택권이었다”면서 만약 한국이 국정교과서를 고집하면 일본 아베 정권의 극우 국정교과서를 부활시킬 명분을 주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미 국정 초등교과서에서 일제의 쌀 수탈을 수출로, 이토 히로부미가 을사조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썼다”면서 아직 되지도 않은 국정교과서를 친일 독재 미화라고 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정부의 방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새마을운동과 국민교육헌장으로 (국민을) 세뇌시켰듯 친일미화 교과서로 이를 계승하려 하고 있다”면서 정통성없는 독재자들은 끊임없이 역사를 바꾸려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진실을 향해 달려왔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국정교과서 지지선언을 했던 102명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역사학과 교수는 6명 밖에 없었다”면서 새누리당 행복교육추진단장,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전 교육부 차관 등도 포함됐던데 이 분들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가 역사학자 90% 좌파로 편향돼있다고 했는데 국사학자 90%가 민족사관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민족사관이 좌파인가. 식민사관을 가져야 좌파가 아닌가”고 따져 물었다.

이와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예산심사를 국정교과서 문제와 연계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일단 교과서 문제에 수반되는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는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과서와 관계없는 문제와 연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야당은 역사교과서 문제와 민생을 함께 논의하는 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2+2회동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불발됐다.
[박승철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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