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명망토 ‘아직’...수십억 투자해야 겨우 1cm
입력 2015-10-19 14:42 
영화 ‘해리포터’의 한장면

2006년 영국 임피리얼대 물리학과 존 펜드리 교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투명망토 재료가 되는 ‘메타물질 논문을 게재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그에게 연구비를 건넨지 2년 만의 성과였다. 2016년이면 메타물질이 처음 선보인지 10년째가 되는 해다.
메타물질은 실리콘과 금속 등을 섞어 만드는데, 빛을 반사하지 않고 뒤로 돌려 보낸다. 펜드리 교수가 개발한 메타물질은 뒤로 돌려보낼 수 있는 빛의 파장 영역이 가시광선(400~700㎚) 보다 큰 마이크로파에 불과했다. 메타물질로 덮었다 하더라도 사람 눈에는 보인다는 얘기다. 이후 일부 가시광선 영역에서 작은 물질을 가릴 수 있는 투명망토가 개발됐지만 대부분 얇은 판 모양의 물질 위에 덮는 것에 불과했다. 물체가 형상을 갖고 있으면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와 UC버클리 공동 연구진은 수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두께 가느다란 투명망토를 활용해 입체 형태 물체를 눈에서 사라지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메타물질은 80㎚ 두께 가느다란 형태다. 잘 휘어져서 마치 카펫처럼 물체를 덮을 수 있다.
연구진이 사라지게 한 물체는 1300㎛2(제곱마이크로미터) 넓이에 굴곡이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현미경을 통해 관찰해야만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시앙 UC버클리 교수는 3D 구조 형태 물체를 가시광선 영역에서 사라지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메타물질은 마치 영화 속 투명망토와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과 크기다. 1300㎛2 물체를 가릴 수 있는 투명망토를 만드는데만 해도 꼬박 하루가 걸린다. 가격도 수천만원대에 달한다. 노준석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는 투명망토를 현실화하려면 적어도 수m크기는 돼야 한다”며 하지만 가로세로 1㎝ 크기 투명망토만 해도 만드는데, 수개월에서 수년, 비용은 수억에서 수십억원이나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문에 과학자들은 투명망토 제작 방법 혁신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노 교수는 투명망토를 값싸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엔지니어 몫”이라며 가까운 시일안에 관련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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