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영국 최초 무도대학 신설 <런던무도대학교 LIMA >
입력 2015-10-19 09:15  | 수정 2015-10-28 15:02
톰발친(좌측), 로드링필드(가운데), LIMA 학교장 이태용(우측) / 사진 = LIMA
London Institute of Martial Arts (LIMA-registered educational charity no. 1148830) 는 2012년 영국정부로부터 비영리학교 법인으로 정식 인가 받은 무도대학교이다.
영국 귀족 로버트발친경 (Patron: The Rt. Hon, the Lord Lingfield)과 람버트 무용학교 학교장 로스맥킴박사 (Rambert School/University of Kent, Dr. Ross McKim), 그리고 LIMA의 학교장 이태용이 공동으로 설립하였다. 2015년 영국 스포츠 명문대학교 중의 하나인 더비대학교 (University of Derby)와 무도부분 공동연구기관으로 승인, 영국 유일무이의 무도학과를 신설하였다. (A collaboration between LIMA and University of Derby, Martial Arts Theory and Practice).

전세계적으로 무도는 현재 연령, 성별, 신체 장애와 상관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그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현재까지 대학교육 수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없었고 무술도장의 개관 및 사범을 인준하고 관리하는 정식적인 기관이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무술도장과 사범들이 난립하면서 많은 문제점 (사범의 자질, 보험, 학생의 안전문제 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이번 학과 프로그램은 무도와 관련된 전반 영역 (동서양 무도를 총망라)에 관한 물리적 연구를 통하여 무도에 포함된 전통, 철학, 문화적 의미와 역할을 검토하고 그 뿌리를 찾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영국 내 무도사범의 질적 향상과 보다 전문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은 LIMA 이태용 학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이번 프로그램 신설과 관련되어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

A: 청년들은 얘기한다. 일은 하고 싶은데 갈 곳이 없다고. 실제 국내에서 청년 고용률은 5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여러 직종에서 청년들을 고용할 여력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 일자리 진출이 청년 실업 문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해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에 의뢰해 취업·창업을 준비하는 20, 3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년 해외 진출 기초실태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73.4%가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정부 차원에서도 해외 일자리 관련 지원을 대폭 늘리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유럽, 특히나 영국은 각종 국제 문제와 관련하여 수많은 난민과 외국인의 유입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따라서 내국인의 노동시장, 기타 연금, 의료보험 등 복지정책에도 그 여파가 적지 않기에 외국인의 노동허가 및 비자를 철저히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3-5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은 투자이민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학사과정 이상의 유학을 통하여 졸업 후 2년간 Post Study Worker 비자를 받아 취업하거나 본인이 회사를 설립하여 work permit을 받은 후 5년 뒤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내 무도지도자들이 영국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학과정을 거쳐야 언어문제와 비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무도대학 설립은 이러한 어려운 유학 과정과 사회적 문제까지 총 망라하여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A: 2005년 초 런던에 도착했고 그 전에 특전사에서 무술교관 / 특임대에서 근무하다가 전역 후 서울에서 1999년부터 특공무술 체육관을 운영했다. 동시에 마녀사냥, 웁스 등 창작뮤지컬에서 연출, 제작감독으로 활동했고 쇼태권, 점프 등에서 무술감독으로 활동했다. 2004년 이라크, 요르단 등 중동진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NKTS 무장경호회사와의 인연으로 해외 진출을 꿈꿔오다가 지인의 권유로 미국 행을 결심, 2005년 초 워싱턴에 도착했지만 언어문제, 비자문제 등으로 정착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 같은 영어권인 나라를 찾다가 워싱턴에서 바다만 건너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영국으로 오게 되었다.


Q: 영국에 무도학과 신설을 계획한 이유는?

A: 런던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상설 도장을 마련하기 위해 건물 임대를 마치고 허가 관련하여 구청에 문의해 본 결과 담당자마다 답이 달랐다. 누구는 무술체육관에 허가가 필요하다, 혹자는 아니다. 영국은 현재까지도 무술도장에 관한 법률이 없다. 물론 무술사범에 관한 법률 또한 없다. 정부차원에서 이를 관리하지도 제제하지도 않는 한마디로 무법천지다. 단지 무술사범들이 스포츠센터 등의 홀을 빌릴 때 보험증서와 무술단증을 제시하라는 정도다. 그러나 이 또한 필수사항은 아니어서 자율에 맡기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영국 아이들이 즐기고 있는 체육활동 중 축구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무도가 이를 관리하는 기관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기관과 법률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무도가 대학과정에 진입하는 것이라고 판단, 지난 10년간 이를 위해 노력해 왔고 드디어 2015년 더비대학교에서 인증을 받아 냈다.

Q: 영국 정착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진 영국귀족 로버트발친경과는 어떤 인연인가?

A: 중풍환자로 (좌측 손과 발에 장애) 보이는 한 청년이 체육관을 찾아왔다. 무술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른 여러 곳을 찾아 갔었지만 장애자라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톰발친이라는 사람으로 브루넬대학교 (Brunel)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였다. 기적이 일어났다. 3년 정도 기공과 침술 (영국침술면허 취득)을 병행한 결과 점차 차도가 생겼고 자신감도 생겨 ‘무술과 침을 통한 재활이라는 영국 신문에 기사도 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톰은 자기가 나서서 도와줄 일이 없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수이니 영국 대학에 무도학과를 만들고 싶다고 물었다. 톰의 대답은 본인의 아버지가 영국귀족이며 브루넬대학교 (Brunel) 총장이라는 것이다. 지난 시간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교수라는 자존심도 숙인 채 그저 묵묵히 수련에 정진해 온 그가 영국 귀족이라니? 놀랄 일이었다. 그렇게 영국귀족이면서 대학 총장인 로버트발친경을 대면하게 되었고 그의 추천과 도움으로 조금은 수월하게 대학들과의 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몇 개인의 의견으로 애초 없었던 학과를 개설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Q: 무도학과 신설의 어려움은 없었는가?

A: 지난 10년 동안 영국 유수의 대학들과 협의 하면서 영국 전역을 헤매고 다녔다. 특히나 브루넬대학교 (Brunel), 옥스포드브룩스대학교 (Oxford brooks), 켄트대학교 (Kent), 미들섹스대학교 (Middlesex) 등과 협의해 오면서 문화와 생각의 차이로 때로는 좌절하고 슬퍼해야만 했다. 무도가 영국인들에게는 그저 단순한 호신술, 혹은 투기로만 인식되어 왔기에 대학에서 학문으로써 이를 연구하는 데는 적절치 않다는 결론. 게다가 한국인. 소수 동양인이라는 한계가 대학의 벽을 넘기란 힘든 일이었다.

Q: 해마다 재영한인회에서 주최하는 한인축제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다.

A: 2005년부터 현재까지 영국에 살고 있는 한국들의 축제에서 영국인들이 ‘하나, 둘, 셋,차렸 한국말로 구령을 내리고 한국의 특공무술을 시범 보이면서 영국 가디언 (Guardian) 등 일간지 1면에 실리기도 했다.

가디언지에 소개된 이태용 학교장 / 사진 = LIMA


Q: 현재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던데?

A: 나는 영국에 와서 운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석사학위를 마치고 또 다른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서리대학교 (University of Surrey) 정치학부에서 테러리즘 전공 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정치와 무도가 어떤 연관이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역사적, 전통적으로 정치와 무도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서양의 기사도, 동양의 무사도 정신등 국가를 건국하고 통치하는 사람들이 무사(武士)가 많았던 역사적 사실을 생각해 보면 쉽게 납득이 될 것이고 이는 곧 무도학에서 다뤄야 할 한 분야라는 생각에서 정치학을 선택했다. 물론 무도학 박사과정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현재는 정치학부 과정에 매진하고 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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