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난민정책에 불만` 괴한의 흉기테러에 유력한 쾰른시장 후보 목 찔려
입력 2015-10-18 16:11 

독일 정부의 적극적인 난민 수용 방침에 불만을 품은 현지 주민이 여성 정치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1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쾰른시의 유력한 시장 후보인 헨리에테 레커(58·사진)는 이날 쾰른의 한 시장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렸다. 중상을 입은 레커 후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쾰른 주민인 44세 남성을 피의자로 체포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가 무직 상태로 외국인 혐오가 범행 동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레커 후보는 무소속이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 지지를 받아 다른 쾰른 시장 후보들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2010년부터 시정부 사회 및 통합부서 책임자로 근무해왔다.
메르켈 총리 대변인은 총리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고,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은 끔찍하고 비열한 행동”이라며 비난했다.

최근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을 둘러싸고 독일 내에서는 반(反)이민 정서가 퍼지고 있다. 정부가 예상보다 많은 난민을 수용하기로 하자 상당수 국민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당초 80만명이 망명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그 규모는 15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BBC방송은 독일에서는 정치적 동기로 자행되는 폭력사건은 상대적으로 드물다”며 이번 사태를 주목했다. 하지만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내무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1990년 당시 유세도중 총에 맞아 지금도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난민 수용에 소극적인 영국에서는 성공회 주교들이 정부의 자세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성공회 주교 84명은 향후 5년간 5만명의 난민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보냈다. 주교들이 수용을 요구한 난민 수는 영국 정부가 난민 대책으로 내놓은 2만명(5년간)보다 3만명 더 많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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