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팬택 인수 쏠리드 정준 대표 "첫 제품 내년 2분기 韓·인니서 출시"
입력 2015-10-18 15:48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제 최신 기술인지, 최고의 성능인지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인터넷과 SNS, 게임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가격은 경제적인 스마트폰을 원하는 것이죠. 새롭게 출발하는 팬택이 지향하는 길입니다.”
침몰하던 팬택호의 새 선장이 된 정준 쏠리드 대표(52)는 최근 판교 쏠리드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팬택이 선보일 스마트폰은 소비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쏠리드를 대주주로 한 컨소시엄은 지난 16일 법원으로부터 팬택 회생계획안을 인가받고 사실상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가는 496억원이다. 팬택의 브랜드, 특허 등 지식재산권 4099개, 핵심인력 500여명 등이 인수대상에 포함된다. 이 자산들은 쏠리드가 인수할 신설법인으로 이관되고 존속법인 팬택은 부실자산과 함께 청산된다. 정 대표는 팬택이 되살아나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만이 살길”이라며 팬택이 보유한 핵심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그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렸던 팬택은 국내를 대표하는 벤처신화 중 하나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독보적인 연구·개발(R&D) 능력을 앞세워 신기술 개발을 주도했지만 과열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3차례 인수가 무산되며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지만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정 대표는 앞으로 5년 안에 팬택의 기존 사업이 급격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문인식과 메탈소재 채용 등 경쟁사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이며 기술 경쟁을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다 구조조정을 통해 팬택의 조직구조가 슬림해진 만큼 연구개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통할 제품을 내놓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팬택에 남아있는 인력 500여명 중 약 400명이 연구·개발(R&D) 분야와 관련이 있다. 정 대표는 스마트폰의 변화 주기는 패션산업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며 소비자 수요를 파악하고 바로바로 대응하는 유연성이 팬택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택은 해외시장 공략도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쏠리드가 통신장비 사업을 하며 구축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기대된다. 인도네시아도 정부 차원에서 자국 스마트폰 산업 육성을 위해 팬택과의 협력을 검토중이다. 지난 16일에는 메가와티 수카르토피트니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경제사절단이 쏠리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팬택의 첫 스마트폰은 내년 2분기 중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동시에 출시할 것”이라며 생산은 해외의 경쟁력 있는 제조 전문기업을 적극 활용하고 팬택은 제품기획과 설계 등 개발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화한 후 기계간통신(M2M)과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계와 기계를 연결해 IT로 관리하는 M2M은 팬택이 스마트폰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꾸준히 투자했고 어느 정도 성과도 거뒀던 분야다. 정 대표는 일단은 2년 안에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화하는게 최우선”이라며 제조업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이에 머물지 않고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팬택은 쏠리드와 옵티스가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쏠리드가 국내외 사업을 총괄하고 PC, 스마트폰 등 주변기기 제조경험이 풍부한 옵티스는 제조·생산 부분을 맡을 예정이다.
[정순우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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