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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나빴던’ 해커-니퍼트 “예전의 내가 아냐”
입력 2015-10-18 06:01 
‘나만 믿어.’ 두산은 부상 회복 후 구위를 되찾은 니퍼트(왼쪽)에 대해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한국시리즈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그리고 반드시 잡아야 할 첫 판이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첫 판을 내주고도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7번. 그 반대의 경우가 24번으로 압도적이었다. 지난 2010년 이후부터는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한국시리즈 진출팀의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조상우를 각각 49구와 48구를 던지게 했다. 약간 꼬이면서 결과론적으로 부메랑으로 돌아왔지만, 그만큼 1차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꺼낸 승부수였다.
NC와 두산 또한 첫 판을 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공개하지 않았으나 승부수도 나름 준비돼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꺼내는 건 역시 가장 믿음이 가는 카드다.
NC는 에릭 해커를,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를 앞세웠다. ‘절대 믿음이다. 김경문 감독은 첫 경기에서 두산을 이겨야 (한국시리즈에 오를)기회가 찾아온다. 그 중요한 첫 판에 해커가 에이스답게 잘 던져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도 니퍼트가 그 동안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번에도 믿고 맡긴다”라고 전했다.
자칫 두 에이스가 부진할 경우 대비책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두 팀의 감독은 그럴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를 내세우고도 무너지며 패한다면, 그 후유증은 꽤 클 터다. 믿음대로 잘 던져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잘 던지고 싶은 건 두 외국인 에이스다. 둘은 나빴던 경험이 있다. 꼬리표다. 그러나 과거와 현재는 다르다며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해커는 포스트시즌에 한 차례 등판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8.10이다. 딱 한 번이긴 해도 큰 경기에 그는 무너졌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회 2점 홈런을 맞은 뒤 연속 안타까지 허용하며 강판됐다. 3⅓이닝 3실점. 피안타 5개 중 피홈런이 2개였다.

해커는 지난해보다 더욱 강해졌다. 올해 19승 평균자책점 3.13을 거두며 NC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로 외국인 투수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KBO리그 3년 차로 무대도 완벽 적응했다.
상대성도 우위다. LG에게 약했으나(통산 14⅔이닝 14실점 평균자책점 8.59) 두산에겐 강했다. 올해 두산전 3경기에 나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세 번 모두 퀄리티 스타트. 두산전 통산 평균자책점은 3.30(76⅓이닝 33실점 28자책)이지만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4.37→3.27→2.18).
니퍼트는 공룡이 싫다. 지난 5월 27일 NC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7실점(6자책)을 했다. 패전의 멍에까지 썼다. NC전 평균자책점은 9.53이다. KIA(10.54), 넥센(9.72)에 이어 나쁘다.
하지만 예전에도 싫었던 건 아니다. 니퍼트는 과거 NC 킬러였다. 2013년에는 4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당시 평균자책점은 1.05으로 매우 짰다. 단 한 경기로 니퍼트의 NC전 약세를 점치긴 어렵다. 또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기록이 절대적이지 않다. 니퍼트는 넥센에 매우 약했지만 지난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해커는 1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집중 난타에 4회도 못 버티고 강판됐다. 1년 후 그는 더욱 KBO리그를 지배한 최고의 투수가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더 이상 큰 경기에 약하지도 않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이 4.98에 이르렀다. 2013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⅓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게 유일한 승리였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예전과 달라진 니퍼트를 보였다. 시즌 막바지부터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니느님의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등판할수록 그의 공은 점점 위력적이다. 그 폼이 니퍼트를 가장 먼저 꺼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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