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격호 집무실 관할 공방전에 신동주·신동빈 ‘정면 충돌’
입력 2015-10-17 17:34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의 관할 문제를 놓고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면 충돌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전과는 달리, 조직적인 공세를 취하면서 롯데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은 이제 남 부끄러운,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16일 낮 12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자신의 롯데호텔 집무실 주변에 배치한 직원을 해산하고 CCTV를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친필 서명이 담긴 통고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롯데그룹은 국내 한 언론사가 신동주 전 부회장을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로 들어가 신 총괄회장을 인터뷰한 이후 신 총괄회장 집무실의 제3자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왔다.


통고서는 ▲신 총괄회장의 승낙을 받은 사람의 통신·방문 방해 행위 중단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거처·지원인력 관리를 총괄하게 할 것 ▲신 총괄회장의 즉각적인 복귀와 명예회복 ▲불법적인 경영권 탈취에 가담한 신동빈 회장 등 임원 해임과 민형사상 책임 추궁 등의 요구사항을 담았다. 통고서의 내용증명은 이날 정오께 발송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와 별도로 신동빈 회장 앞으로 "통고서 내용대로 시행해주기를 바라며, 오늘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아버님 거소(거처)인 롯데호텔 34층의 관리를 내가 총괄할 예정이니 그리 알기 바란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작성했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 등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인사 3명은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집무실을 찾아 신동빈 회장에게 통고서와 통지서를 직접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롯데 관계자들과 1시간여 실랑이를 벌였다. 신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은 처음에는 신동빈 회장 집무실이 있는 26층으로 올라갔으나 롯데그룹 직원들에게 밀려 미팅룸이 있는 24층으로 내려갔다.

정 상무 등은 "당사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면 전달해줄 담당자라도 나오라"고 요구했으나 롯데그룹은 "우편으로 받겠으니 나가달라" "퇴거명령을 3번 해도 안 나가면 주거침입"이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자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 집무실 앞에서 1시간을 기다렸으나 신 회장 측에서 통지서 수령을 거부했다"며 "내용증명 내용에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를 위한 인수인계를 오늘 오후 4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 집무실 주변에 신동빈 회장 측이 배치했던 기존 인력을 자신들이 직접 관리 가능한 인력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이 이를 막을 경우 양측 간 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신격호 집무실

/온라인 이슈팀 @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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