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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지진희, 이 남자의 불륜에 자꾸만 빠져든다
입력 2015-10-16 14:46  | 수정 2015-10-16 16:1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왜 그랬냐고, 나중에 피눈물 흘릴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배우 지진희가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연출 최문석)의 최진언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는 그다.
지진희는 '애인있어요'에서 사랑하던 아내 도해강(김현주 분)이 냉혈한으로 변하는 모습을 견디다 못해 끝내 이혼을 택한 남편 최진언으로 분했다. 이들 부부의 갈등에는 평범하지 않은 '시월드'와 딸의 죽음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지만, 최진언을 짝사랑하는 후배 강설리(박한별 분)의 등장으로 끝내 파경에 이르렀다.
극 초반 최진언은 자신의 불륜을 뒤쫓는 도해강을 지긋지긋해하며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둘만 갇힌 엘리베이터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며 불 붙은 바람은 급기야 아내가 자살을 기도하는 수준까지 다다랐음에도 그칠 줄 몰랐다. 자신이 다 잘못했다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도해강을 앞에 둔 채 아버지에 무릎 꿇고 "이 사람 좀 치워달라"고 읍소한 장면은 시청자들에게조차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덕분에 데뷔 후 줄곧 로맨티스트 이미지가 강했던 지진희는 '국민 불륜남' '쓰레기' 등 이전엔 듣지 못하던 몹쓸 칭호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애인있어요'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사인회에 갔다가 아주머니들께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 상대 배우(박한별)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굉장히 분노에 차 욕을 하시더라"며 "솔직히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 굉장히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도 "앞으로도 '애인있어요' 같은, 사랑에 대한 작품은 꾸준히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설령 '불륜남'이라는 꼬리표를 얻을지언정 말이다.
지진희는 극중 최진언의 행동에 대해 "불륜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지진희는 "진언이는 해강이를 무지 사랑하고, 해강이 밖에 없다. 해강이를 미워하게 되고 헤어지게 된 이유가 있지만 설리와의 관계가 두각되다 보니 해강과의 관게가 묻히는 게 있어 더 나쁘게 보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발언이 공개된 뒤, 지진희는 또 한 번 '국민 나쁜놈'이 됐다. 도해강을 향한 최진언의 마음은 분명 사랑이라지만, 일반의 상식 선에서 그는 '애인있어요' 중 최악의 캐릭터다.
그런데 이토록 치명적인 불륜남을 향한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4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우연치 않게 마주친, 도해강을 꼭 닮은 독고용기의 모습에서 자꾸만 전처를 떠올리는 최진언은 결국 다시 한 번 정신적인 바람을 피우는 셈이지만, 그의 감정을 좇다 보면 시청자들은 어느새 도해강과의 재결합을 응원하게 된다.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강설리나 백석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말이다.
철저히 제3자의 입장에서 관망하던 시청자들이 작품에 빠져들수록 극중 캐릭터들의 마음에 동화되면서 최진언을 향한 비난의 시선이 점차 누그러들며, 급기야 안타까움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지진희는 표정, 눈빛, 음성 등 여러 면에서 설득력 있는 연기로 시청자를 감화시키고 있다.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최진언의 심정이 가슴에 와닿도록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아이를 잃는 굉장히 큰 일을 겪고 그 사건이 결국 아내와의 이혼으로까지 연결되는데, 너무 사랑하는 두 사람을 잃고 잘못된 선택을 한 남자의 회한 등의 감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시청자들의 감성을 뒤흔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진희는 전작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도 아내와의 갈등 속에서 또 다른 여자와 정서적 교감을 느끼며 결과적으로 배우자를 배신하는 '불륜남' 유재학 역을 맡았으나 농밀한 감정을 실감나게 열연, 욕보다 더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애인있어요'에서도 캐릭터에 120% 몰입한 그는 또 한 번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하는 '국민 불륜남'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결혼을 약속한 정인(강설리)을 두고 다시 한 번 불륜의 덫에 놓인, "지진희 아닌" 최진언의 선택이 자못 궁금해진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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