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종합]추억으로 돌아갈 시간, 3D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
입력 2015-10-16 14:0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열정 넘치는 탱고 댄스를 선보이기 위해 '짝짝' 박수를 친 뒤, 스텝을 밟은 발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귀엽고 앙증맞은데, 표정에서 진지함이 읽힌다. 기말 댄스 파티에서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한 찰리 브라운을 지도하기 위해 사랑스러운 친구 스누피가 시범에 나선 모습이다.
12월 3D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오는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이하 스누피) 예고편 중 하나다. 과거 전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만화 '피너츠' 친구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그들이 조만간 예전 모습 그대로 돌아온다.
'스누피'의 스티브 마티노 감독과 성지연 애니메이터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CGV에서 특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마티노 감독은 "3년 전 찰스 M. 슐츠 작가의 아들로부터 영화화 제의를 받았다. '피너츠' 팬으로 자랐는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며 "가족과 친척들에게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했을 때 다들 '정말 좋겠다'라면서도 '절대 이 영화를 망치면 안 된다'고 했다. 큰 부담감에 만화 속 찰리 브라운과 같은 표정이 됐다"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그는 "부담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제작하는 것보다 내 손으로 만들었으면 했다"며 "400여 명의 재능 많은 분과 함께 제작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추억을 되살려 신세대와와 전 세계 '피너츠' 팬들에게 새로운 영화를 제대로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마티노 감독은 "우리는 원작자처럼 펜이 아니라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을 통해 팬들에게 좀 더 풍요롭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피너츠'를 소개하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원작 작가의 펜 라인도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그 선 또한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첫 번째 임무였다"고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털어놨다.
만화 '피너츠'는 50년간 연재됐다. 연도별로 주인공들이 눈과 코 등 생김새가 조금씩 달랐다. 3D로 영화화하기 위해 12명의 주인공 한 명당 6개월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입, 스크린에서 가장 적합한 캐릭터로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또 3D로 옮기려면 색감과 체도, 조명 등에 신경을 써야 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테스트해서 나온 결과물이 현재의 '스누피'다.
미국의 전문애니메이션 제작사 블루스카이의 총괄 조명감독인 성지연 애니메이터는 "최대한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인물들의 머리카락 하나, 눈썹, 눈동자 등의 디자인을 찾아서 따로따로 다 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손으로 하는 작업은 직선이 아니다. 완벽한 선이 없기에 그 느낌을 살리려고도 최대한 노력했다. 캐릭터, 배경 등 모두 많은 시간에 걸쳐 만들어졌다. 몇몇 신은 3개월이 걸린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스누피와 우드스톡 등이 채도가 높은 흰색, 노란색이었기에 색감을 조율하기 어려웠다"며 "잘못하면 더러워 보이고 지저분해졌다. 스누피는 회색이 조금만 더 흐려져도 명암이 없어져 난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스누피'를 통해 찰리 브라운의 영원한 친구 스누피의 상상 속 여자친구 피피도 만날 수 있다. 원작만화에는 몇 차례 나오긴 했지만 TV스페셜 편이나 영화에서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캐릭터다. '아이스에이지', '리오' 등을 만든 블루스카이가 디자인했다.
"한 소년과 강아지의 관계가 영화의 핵심이다. 스누피는 찰리 브라운이 어떤 상황에 있건 항상 지지하고 사랑해준다. 원작 작가는 인간이 느끼는 불안감이나 성공에 대한 두려움 등을 잘 포착했고, 찰리 브라운을 통해 잘 표현했다. 50년 동안 만화를 통해 보여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현재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주인공의 친절함과 솔직함, 포기하지 않는 정신 등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중요한 생각할거리를 많이 전한다."
75개국, 21가지 언어로 3억5500만 명이 본 만화 '피너츠'는 1950년 10월2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9개 신문에서 첫선을 보였고, 작가 찰스 M. 슐츠(1922~2000) 별세 다음날인 2000년 2월13일까지 연재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연재된 만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뮤지컬로도 공연됐으며 아폴로 10호 달 착륙선과 지령선에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 등 사랑받는 마스코트다.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